“1등? 엔비디아 가져라”...틈새시장 노리는 AI 칩 다크호스
전 세계 인공지능(AI) 칩 시장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질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면승부를 피하고 틈새시장을 노리려는 반도체 업계 ‘다크호스’들의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AI 관련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생태계의 표준을 움켜쥔 엔비디아를 당장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저렴한 AI 반도체를 내세워 틈새를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모바일 칩 1등’ ‘반도체 전설’도 도전장
미디어텍은 올 1분기 미국 퀄컴을 제치고 출하량 기준 전 세계 모바일 AP 칩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숨은 강자다. 모바일 AP 시장에서도 고가의 퀄컴 칩에 맞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칩을 내세워 중국 샤오미·오포·비보와 같은 스마트폰 회사에 대량 공급하며 선두에 올라섰다.
캐나다 텐스토렌트 역시 이번 주 AI 가속기 신제품 ‘웜홀’을 시장에 출시하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텐스토렌트는 애플·AMD·인텔에서 핵심 칩 설계를 지휘하며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가 이끌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웜홀의 성능은 엔비디아의 주력 AI 반도체인 H100의 3분의 1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격이 개당 180만원으로 H100의 2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엔비디아 칩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메모리 반도체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GDDR(그래픽더블데이트레이트)6을 탑재했다.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의 압도적 우위를 인정하면서도 “엔비디아가 세상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다양한 요구조건에 맞춘 더 많은 칩이 AI 반도체 시장에서 필요할 것이란 주장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최근 엔비디아에 대해 “2~3년 내엔 적수가 없겠지만 다른 형태의 생태계가 필요하다면 엔비디아가 가진 장점이 무너질 공산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중국·저가형 신제품’ 맞불
이에 엔비디아는 지난 3월 새롭게 공개한 B100의 성능을 낮춰 중국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AI반도체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들 칩은 내년 2분기부터 출하된다. 앞서 엔비디아가 성능과 가격을 낮춰 중국 시장 등에 내놓은 H20은 100만 개 이상 팔리며 올해 120억 달러(약 16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소식에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5% 가까이 오르며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뒤에서 웃는 메모리 3사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가 한정된 생산능력 상당 부분을 HBM에 돌리면서 자연스럽게 나머지 D램 제품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HBM이 DDR5 등 일반 D램 제품의 가격 상승을 이끌면서 올해 전체 D램 매출이 전년보다 75% 늘어나 내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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