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라이벌 꺾고 셔틀콕 여제 대관식에 우뚝 서라

김민영 2024. 7. 2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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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22·삼성생명)이 프랑스 파리에서 금빛 스매시를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야마구치는 안세영 직전에 랭킹 1위였다.

랭킹 2위 천위페이는 1번 시드 안세영에 이어 2번 시드를 배정받았다.

천위페이를 꺾으면 안세영은 진정한 셔틀콕 여제로 등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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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안세영(왼쪽)과 천위페이. 연합뉴스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22·삼성생명)이 프랑스 파리에서 금빛 스매시를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한여름 밤의 파리는 셔틀콕 여제 대관식을 치르기엔 안성맞춤인 곳이다.

2002년생 안세영은 타고 난 천재는 아니다. 노력파라고 할 수 있다. 여섯 살 때 아버지 따라간 배드민턴장에서 라켓을 잡은 뒤 단 하루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배드민턴부가 있는 광주 풍암초등학교에 입학해 본격적인 선수의 길을 걸었다. 중3 때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경기가 열리는 '아레나 포르트 드 라 샤펠'에서 안세영이 훈련하고 있다. 뉴시스

안세영은 질릴 정도로 상대를 몰아붙이면서 경기를 풀어나간다. 복싱 국가대표 출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170㎝의 큰 키와 체력을 바탕으로 한 스타일이다. 일찌감치 국내엔 적수가 없었다. 세계 무대에서도 통했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도 체력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면모를 보였다.

이 결승전에서 생긴 오른쪽 무릎 부상이 올해 초까지 안세영을 괴롭혔다. 부상으로 체력이 떨어졌다. 대회에 나갔다가 기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잘 회복해 컨디션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지난달 초 열린 인도네시아오픈 이후 출전한 대회도 없어 체력을 충분히 비축했다.

대관식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예선전 조 편성은 무난한데, 8강에서 세계랭킹 5위 야마구치 아카네(27·일본)를 상대할 가능성이 크다. 야마구치는 안세영 직전에 랭킹 1위였다. 상대 전적 10승 13패로 열세다. 최근 두 차례 맞대결에서도 1승 1패로 팽팽하다. 야마구치에 대해 좋은 기억이 있는 건 다행스러운 점이다. 올림픽 경기가 치러지는 ‘아레나 포르트 드 라 샤펠’에서 지난 3월 열린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야마구치를 꺾고 우승했다.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경기가 열리는 '아레나 포르트 드 라 샤펠'에서 안세영이 훈련하고 있다. 뉴시스

마지막 관문은 결승전에서 만나게 될 ‘숙적’ 천위페이(26·중국)다. 랭킹 2위 천위페이는 1번 시드 안세영에 이어 2번 시드를 배정받았다. 대진표상 둘은 결승에서 맞붙는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안세영은 천위페이에게 8강에서 패했다. 역대 상대 전적 8승 12패로 밀린다. 2022년까진 1승 7패로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난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보기 좋게 승리했다. 넘지 못할 산이 아니라는 자신감도 충전했다. 올해는 1승씩 주고받았다.

천위페이를 꺾으면 안세영은 진정한 셔틀콕 여제로 등극한다. 안세영은 금메달 따겠다는 각오를 ‘낭만’이라는 단어로 돌려 표현했다. 지난달 미디어데이에서 그는 “힘들게 준비한 만큼 파리에서 낭만 있게 끝내겠다”며 “올해 부상으로 시작했으나 목표를 이루고 낭만 있게 끝낸다면 올 한해를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세영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획득에 성공하면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이다.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은 현지시간으로 개막식 다음 날인 27일 돌입한다. 안세영 28일 오후 첫 경기에 나선다. 8강전은 다음 달 3일 열린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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