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도착하자 ‘짐싸라’… 인도 양궁, 백웅기 감독에 모욕적 통보

AD카드 한정된 가운데 ‘물리치료사 합류시키려 감독 배제’ 의혹 제기
인도 귀국한 백 감독, “올림픽인데 코치 제외 굴욕적”

백웅기(63) 인도 양궁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4 파리올림픽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인도양궁협회(AAI)로부터 “짐을 싸서 귀국하라”는 황당한 통보를 받았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인디안 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백 감독은 파리에 도착했으나 ‘AD(Accreditation) 카드’를 발급받지 못했다. AD카드는 올림픽 경기장 및 선수촌 출입 신분증이다. 이 카드 없이는 올림픽 시설 관련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다.

인도올림픽위원회(IOA)는 백 감독에게 더 이상 양궁 대표팀 감독 역할을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AD카드 발급 요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지난 20일 오후 시간으로 예약돼 있는 인도 귀국 비행기 티켓을 가져가라고 통보했다.

마르세이유에서 현지 훈련을 마치고 파리의 한 호텔에서 대기 중이던 백 감독은 “중요한 시기에 올림픽 코치 역할에서 제외됐다. 굴욕적이고 모욕적”이라며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 감독은 현지 언론에 “IOA의 부실하고 경솔한 행정으로 인해 외국인 코치들이 제외됐다”면서 “다음달 30일 계약이 만료되면 계약을 연장하자고 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 감독은 인도로 돌아간 후 한국행 비행기를 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들은 AAI가 백 감독 제외 하루만에 한 물리치료사를 인도 대표팀에 합류시켰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인도 양궁대표팀에는 코치 및 지원 스태프들에게 4장의 AD 카드가 발급됐다. 그런데 백 감독을 첫 번째가 아닌 다섯 번째로 둔 탓에 감독이 파리에 남지 못하는 황당한 결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해당 물리치료사는 협회 사무총장과 가까운 사이였던 덕분에 백 감독 대신 들어올 수 있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다만 AAI 회장은 “선수들의 편안함을 협회는 최우선으로 했다. 협회는 이에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국내에서 2004 아테네올림픽 여자팀 코치, 2012 런던올림픽 여자팀 감독을 맡아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내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이후 인도에서 20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인도 양궁팀 총감독을 맡아달라는 제안에 합의, 2022년부터 파리올림픽이 끝나는 이후인 2024년 8월 말까지 2년간 남녀 각 20명 인도 국가대표팀 총감독을 맡기로 돼 있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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