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감독 "'천재' 조정석 재치에 숨 넘어가…웃느라 '컷' 못해" [인터뷰 종합]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로 상업영화 연출 데뷔한 김한결 감독이 '파일럿'으로 5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마주한다.
김한결 감독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파일럿'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를 담은 영화.
김 감독은 2009년 단편영화 '구경'으로 데뷔해 2011년 제10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코미디부문 최우수 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두각을 보여왔다.
이후 2019년 10월 개봉해 292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로맨틱 코미디 '가장 보통의 연애'로 성공적인 상업영화 데뷔를 알렸고, 5년 만에 '파일럿'으로 돌아와 관객들에게 웃음과 공감을 선사한다.
김 감독이 '파일럿' 연출 제안을 받기 전, 조정석이 일찌감치 출연을 확정하며 함께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 한정우의 조력자이자 여동생인 '진짜' 한정미 역의 한선화, 한정미의 든든한 직장 동료 파일럿 윤슬기 역의 이주명, 한정우의 공군사관학교 후배였지만 한정미에게는 직장 선배가 된 파일럿 서현석 역의 신승호 등 다양한 인물들이 만나 유쾌한 시너지를 완성했다.
김 감독은 "첫 작품 외에 다음 영화도 잘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무사히 개봉까지 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앞서 김 감독은 제작보고회 등을 통해 '조정석과 함께 작품을 하고 싶다는 꿈을 이뤘다'며 '성덕'(성공한 덕후)임을 밝혀온 바 있다.
이날 김 감독은 "조정석 배우님은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때도 그렇고, 여러 작품에서 어느 순간 결정적으로 좋아지게 된 배우였다. 배우로서 좋아하게 된 계기는 '질투의 화신'(2016)이라는 드라마였다"고 일찍부터 조정석을 관심 있게 보고 있었음을 얘기했다.
"원래 드라마 전편을 쭉 다 못 보는데, '질투의 화신'은 정말 끝까지 단숨에 다 몰아서 봤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을 이으며 "무엇보다도 인상적으로 꽂혔던 부분이, 몸을 잘 쓰시더라. 대사와 대사 사이의 구간들을 추임새로, 또 표정으로 채우려고 하시더라. 영리하고 재치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감탄했다.
또 현장에서 마주했던 조정석에 대해서는 "워낙 준비를 많이 해오신다"고 연신 놀라워했다.
김 감독은 "현장에서 볼 때는 너무 자연스럽다 보니까 즉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느낌이 있는데, 많이 준비해오신 경우도 있고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시기도 했다. 집중력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파일럿'에서는 그것 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깊이 있는 감정까지 섬세하게 표현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 현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했고, 완성본을 보고 느꼈던 것은 정우와 정미였을 때의 차이점을 너무 세심하게 연기해주셨다는 것"이라며 "외모는 정미인데 정우의 모습이 나올 때는 정말 아예 다른 사람처럼 보이더라. 너무 신선했고, 손짓과 목소리까지 디테일하게 연기하신 것을 보고 '편하게 연기한 것처럼 보여도 그게 아니구나' 싶었다"고 연신 놀랄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을 털어놓았다.
또 여장 변신을 위해 7kg를 감량한 조정석의 노력에도 고마움을 전하며 "너무 만족한다. 그 변신이 정우의 주변 인물과 정우 자체로서 만났을 때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여야 하는 것이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확실히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모니터와 조명이 더해진 것으로 봤을 때가 다르다 보니 훨씬 더 만족도가 높았다. 정말 디테일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표현해주시고, 천재적인 연기력으로 완성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든든한 조정석 캐스팅을 안고 시작한 '파일럿' 연출에 부담감도 있었지만, "놓칠 순 없었다"고 말하며 "영화를 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니까, 좋으신 분들과 같이 잘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조정석이 코믹 연기를 펼치는 촬영에서는 웃다가 '컷' 사인을 말할 타이밍을 놓칠 정도로 밝은 에너지를 함께 얻은 시간이었다.
김 감독은 "제가 사실은 웃음이 그렇게 많은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데 조정석 씨가 현장에서 정말 너무 재치 있는 해석을 해주시는 것이다"라고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다시 웃음 지었다.
이어 "사실 다 아는 내용이니까, 대본에 있는 그대로를 구현하면 웃음이 안 날 것이다. 저도 이번에 '연기는 참 재밌는 분야다'라고 생각한 것이, 그 대사 한 줄을 정말 매력적으로 구현해주시니까 숨 넘어갈듯 많이 웃게 되더라. 제가 많이 웃으면 울게 되는데, 정말 많이 웃고 울었던 현장이었다"고 즐거워했다.
이주명과 한선화, 신승호를 비롯해 한정우의 엄마 안자 역의 오민애 등 출연진들의 활약에 공을 돌린 김 감독은 "배우들이 잘 해줬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현장에서 세팅돼 있는 상황들을 맞이하면서 연기를 하게 되지 않나"라며, "저는 감독으로서 대사든 의상이든 상황이든 세팅 값들을 최대한 올려주고, 나머지는 배우들이 훨씬 더 잘 표현할 수 있게 그런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했다"고 겸손하게 전했다.
일주일 뒤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는 김 감독은 "계속 저희 영화를 검색하면서 어떤 소식들이 있나 찾아보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저희 영화가 남녀노소 다같이 보면서 즐길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도 많이 했었다"며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그러기 위해 (스태프들과) 대화도 많이 했었고, 저 스스로도 갇히지 않으려고 했었다. 제가 편협해져버리면 한 쪽의 시각으로만 이야기를 바라보게 될 수도 있으니까 애를 많이 썼었고, 이야기와 웃음과 재미 모든 것을 다 충족할 수 있는, 건강한 코미디 영화로서 의미가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며 영화를 향한 따뜻한 관심을 당부했다.
'파일럿'은 31일 개봉한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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