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EW]어림수와 미신, 투자 행동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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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림'이라는 말은 복잡해 보이는 수를 쉽게 표현하기 위하여 일의 자리부터 어느 정도의 자리까지 0으로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주식시장을 실증분석한 결과로는 달러 단위로 떨어지는 어림수 가격보다 1센트 낮은 가격에서는 유동성을 소비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수가 더 많이 일어나며, 1센트 높은 가격에서는 매도 주문이 더 많은 것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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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센트 낮은 가격 매수 많아
고빈도 투자자는 반대 경향
알고리즘 투자로 이익 얻어
‘어림’이라는 말은 복잡해 보이는 수를 쉽게 표현하기 위하여 일의 자리부터 어느 정도의 자리까지 0으로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899 대신 900으로 쓰는 것인데, 근사치이지만 더 빠른 계산이나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한다. 하지만 반대로 왼쪽 자리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상품의 가격이 1만9900원이면, 2만원보다 100원 싸지만 사람들은 2만원과 2만100원의 100원 차이보다 더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가장 왼쪽 자리인 만원 단위의 숫자가 다르기 때문인데 마케팅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심리적 가격 책정 방법이 널리 이용되게 되었다.
이러한 심리적 가격 결정 방법은 소비자들이 완벽하게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이유에서 나오는데 과연 금융 시장의 투자자들은 어떨까. 미국 주식시장을 실증분석한 결과로는 달러 단위로 떨어지는 어림수 가격보다 1센트 낮은 가격에서는 유동성을 소비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수가 더 많이 일어나며, 1센트 높은 가격에서는 매도 주문이 더 많은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투자 행위가 합리적일 수도 있지만, 이후 가격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았을 때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센트 낮은 가격대에서는 24시간 후 가격이 더 하락할 확률이 높았으며, 1센트 높은 가격대에서는 24시간 후 가격 변동이 없거나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더 많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투자자들이 어림수와 어림수에 근접한 가격에 대해 편향적인 투자 행태를 보인다는 증거다.
그렇다면 모든 투자자가 이러한 투자행태를 보일까?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주식시장에서 고빈도 투자자들은 이와 반대되는 투자행태를 보이고 있다. 고빈도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알고리즘을 통해 거래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고리즘은 행동 편향이 없으므로 오히려 비합리적인 투자자들이 어림수와 관련된 행동 편향의 투자 행태를 보일 때 반대매매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투자자들의 숫자와 관련된 행동 편향은 어림수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중화권에서는 4가 ‘죽을 사(死)’자와 발음이 같아서 기피되는 숫자이며, 8은 재산을 벌거나 번영함을 뜻하는 ‘필 발(發)’자와 발음이 같아서 행운의 숫자로 여겨진다. 대만 선물 거래소 투자자들의 행태를 분석한 결과, 개인 투자자들은 가격이 4로 끝날 때보다 8로 끝날 때 더 많은 호가 주문을 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기관 투자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또한 개개인 별로 투자성과를 분석한 결과 4보다 8에 더 많은 호가 주문을 내는 투자자일수록 더 많은 투자 손실을 기록하였다.
사람이다 보니 완벽하게 합리적인 투자가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인지하고 수정하는 경우 더 나은 투자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대만 선물 거래소 투자자들의 분석 결과, 투자에 대한 경험의 증가와 함께 4와 8에 대한 투자 편향이 줄어들었음을 보인다.
박성규 미국 윌래밋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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