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브로맨스’ 트럼프 과시에… 北 “친분은 있지만”

정신영 2024. 7. 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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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친분을 과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북미관계 전망에 대한 미련을 부풀리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나는 북한 김정은과 잘 지냈다. 많은 핵무기를 가진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다"며 김 위원장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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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후보 수락 연설서 김정은과 친분 과시에
北 조선중앙통신 통해 “공은 공이고 사는 사” 선 그어
통일부 “北 조심스러운 반응 보인 것”

북한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친분을 과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북미관계 전망에 대한 미련을 부풀리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논평을 통해 “미국에서 어떤 행정부가 들어앉아도 양당 간의 엎치락뒤치락으로 난잡스러운 정치풍토는 어디 갈데 없다. 따라서 우리는 그에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김 위원장을 자주 언급한 것에 대해 북한이 반응을 내놓은 건 처음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나는 북한 김정은과 잘 지냈다. 많은 핵무기를 가진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다”며 김 위원장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북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개인적 친분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는 모습이다. 통신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을 때 수뇌들 사이의 개인적 친분 관계를 내세우면서 국가 간 관계들에도 반영하려고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실질적인 긍정적 변화는 가져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고 국가의 대외정책과 개인적 감정은 엄연히 갈라보아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통신은 과거 클린턴 정부에서 미국과 맺은 북미기본합의서가 부시 행정부 들어 파기된 사례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화 제안은 믿을 수 없다. 불순한 기도가 깔려있는 대화, 대결의 연장으로서의 대화는 애당초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다만 북한이 미국의 행동 변화에 따라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통신은 “미국이 지금처럼 핵전략자산을 때 없이 들이밀고 첨단 무장장비들을 증강하며 핵작전 운용까지 예견한 빈번한 침략전쟁 시연회들을 광란적으로 벌리면서 그 무슨 대화요, 협상을 말해봐야 우리가 믿을 수 있겠는가”라며 협상 조건을 내거는 듯한 언급도 내놨다.

그러면서 “미국은 조미 대결사의 득과 실에 대해 성근히 고민해보고 앞으로 우리와 어떻게 상대하겠는가 하는 문제에서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조미대결의 초침이 멎는가 마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행동여하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같은 북한의 반응에 대해 국내 기자들과 만나 “외무성 당국 명의가 아닌 조선중앙통신사 논평 형식으로 나온 걸 보면 조심스러운 반응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와 김정은의 친분을 인정하면서도 향후 미국과 북한 관계는 전적으로 미국 행동 여하에 달려있다고 함으로써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를 변경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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