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證 “밸류업 핵심은 주주 소통...이종기업 합병은 문제”

백서원 2024. 7. 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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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성공하려면 기업별 상황을 고려한 주주환원 결정과 주주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최근 대기업들이 그룹 내 적자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이종 산업간 합병에 나선 것도 주주와의 소통 부족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김 센터장은 "소통이라고 하는 것은 주주와 지배주주가 동등한 관계에 서야 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라며 "최근 많은 대기업들이 기업을 합병하고 있는데 이종 기업들이 합병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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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균 리서치센터장, 기업가치 제고 정책 분석
“기업별 상황 투자자에 설명해야...영어 IR도 필요”
적자·알짜회사 붙이기 지적도...“오너만 좋은 것”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진행된 ‘증권사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백서원 기자

정부의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성공하려면 기업별 상황을 고려한 주주환원 결정과 주주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최근 대기업들이 그룹 내 적자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이종 산업간 합병에 나선 것도 주주와의 소통 부족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진행된 ‘증권사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밸류업은 본질적으로 기업들이 주주들과 자기 형편에 맞게 소통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밸류업을 할 수 없는 기업들이 존재하고 주주환원을 하지 않는 것이 주주가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들도 있다”며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주주환원을 못하는 상황이면 못하는 대로 설명을 하면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디.

그러면서 김 센터장은 “일부 국내 대기업들이 영어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다가 올해 들어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주주인데 소통하고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이종 자회사 간 합병 문제도 소통 부족 문제와 관련된 것이라고 봤다. 현재 국내 대기업들은 성장성은 높지만 적자를 내는 회사와 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회사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을 키운 상황이다.

김 센터장은 “소통이라고 하는 것은 주주와 지배주주가 동등한 관계에 서야 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라며 “최근 많은 대기업들이 기업을 합병하고 있는데 이종 기업들이 합병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돈을 버는 기업과 성장성 있는 기업을 합치는 것이 오너 입장에선 좋겠지만 돈을 버는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은 합병될 기업을 투자하려고 하는 의지가 없었다”면서 “소액주주들이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제도 변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이날 한·미·일 3국의 기업 밸류업을 비교하면서 미국의 경우 주주 자본주의의 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데도 주목했다. 한국은 오너로 불리는 지배주주들이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미국은 패시브 펀드(특정 시장이나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가 최대 주주라는 점에서 구조적인 조건이 다르다.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구성 기업 중 무려 31개 기업이 전액 자본잠식 상태로 이들 기업 대부분은 우량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자기자본을 줄여서 만든 극강의 자본효율성”이라며 “주주권 행사에 관심이 없는 패시브 투자자의 증가는 경영진의 전횡과 단기주의 횡행으로 이어진다”고 짚었다.

결국 국내 시장은 미국처럼 과도한 주주 자본주의가 아닌 적절한 수준의 주주환원을 통해 자기자본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주주환원 규모를 장기 투자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장기 보유 주주의 이익 극대화에 맞춰 밸류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벌어들인 돈의 3분의 1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고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기업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5% 정도로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주환원을 줄이고 재투자를 하는 것이 장기 주주들의 주주가치 극대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부가 밸류업 정책 지원을 위해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선 “주식에 노출된 국민이 많아졌고 가계 금융자산의 효율적 운영이 국부의 관점에서 중요하다”며 “상법 개정까지 정책적 논의를 확장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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