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기법으로 로또 당첨번호 알려드립니다"

장슬기 2024. 7.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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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카드결제 유도 불법행위 주의보
"신용카드 활용한 사기 증가"

[한국경제TV 장슬기 기자]

40대 김씨는 로또 당첨번호를 인공지능(AI)과 같은 과학적 기법으로 예측해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1등과 2등 미당첨시 전액 환불을 해준다는 조건을 확인한 뒤 서비스에 가입했다. 처음에는 10만 원의 저렴한 가입비로 로또 당첨번호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해 카드결제를 했으나, 12개월 할부로 180만 원을 추가로 결제하면 월 15만 원의 부담없는 금액으로 더 좋은 로또 당첨번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제안에 추가 결제를 결심했다. 하지만 업체 측이 홈페이지에 기재한 특허청 특허출원기술 업체 표시와 당첨후기 등은 모두 허위였고, 결국 업체는 연락이 두절됐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최근 고물가, 고금리로 취약계층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신용카드를 활용한 사기가 증가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불법업체들은 '금융'이나 '카드' 등 제도권 금융회사를 사칭하거나 유사상호를 사용하고, 저금리나 대환대출, 이벤트 당첨과 부동산 투자, 로또 당첨번호 예측과 같은 문구로 소비자를 유인해 신용카드 결제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에는 문자메시지나 온라인 광고 등을 통해 AI를 이용한 과학적 기법으로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할 수 있다며, 당첨되지 않을 시 전액 환불 조건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처음에는 가입비 명목으로 소액 결제를 요구하다가, 높은 가입비를 지불할수록 당첨 확률이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하면서 고액 결제로 유인하는 방식이다. 결국 업체 측에서 제공한 숫자들이 당첨되지 않아 계약해지 또는 환불을 요구하면 과다한 위약금을 빌미로 거부하거나 연락이 두절된다.

'저금리'나 '대환대출' 문구로 소비자를 유인해 신용카드로 필요한 자금을 손쉽게 마련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 불법업체도 문제다. 고객의 신용카드로 재화를 구입한 것처럼 허위 매출을 발생시킨 후, 실제로는 카드사로부터 받은 대금 중 수수료 명목으로 일부 금액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는 일명 카드깡 수법이다. 최근에는 인터넷 상거래로 위장한 카드깡이 성행하는 등 점차 비대면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금감원은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깡은 여전법상 금지된 불법행위로, 카드깡 업체뿐만 아니라 이용한 회원도 신용카드 거래 정지 또는 이용한도 축소와 같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 등 인터넷 공간에서 부동산을 거래할 수 있는 가상의 플랫폼을 만든 후 아파트, 오피스텔, 토지 등 가상의 부동산을 신용카드로 결제해 구매하면 부동산 매매 또는 임대 등을 통해 원금보장과 고수익이 가능하다며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례도 있다. 이후 수익금액을 지급하지 않거나 투자 초기에 수익금 명목으로 일정금액만 지급한 후 잠적하는 수법이다.

무료 이벤트 참여를 빌미로 신용카드 결제를 유도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맞춤 예복업체가 신혼부부, 예비부부 등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이벤트를 가장해 '카드사로부터 캐시백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면, 무료로 코트를 제작해 주겠다'고 참여를 제안한다.

카드 결제 시 받게 되는 캐시백 포인트로 원단값을 충당해 코트를 제작해 주고, 결제금액은 전액 반환해 주겠다고 약속하지만, 실제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에게 약속과 다르게 코트만 제작해 주면서 결제금액을 반환해 주지 않거나, 코트도 제작해 주지 않고 결제금액 또한 미반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후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맞춤 예복업체는 폐업 후 잠적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선이나 온라인상에서 카드정보, 개인정보를 요구하면 불법일 가능성이 높으니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며 "원금보장 또는 고수익 보장으로 현혹하며 투자를 권유받은 경우 인터넷 '파인'에서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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