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승엽보다 40대 최형우가 낫다? KIA 타격장인은 말도 안 되는 야구를 한다…어떻게 이런 일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건 말도 안 되는 야구다. 야구가 아닌 예술의 경지다.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 최형우(41)의 클러치 안타, 홈런은 올 시즌 KIA 야구의 백미다. KIA가 올해 94경기서 57승을 따내는 동안 최형우가 수 차례 하이라이트 필름을 장식했다. 어떻게 보면 무감각해질 정도다. 최형우라서 또 저렇게 치는 구나.
그러나 최형우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위대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다른 것 다 떠나서 그가 누적기록으로 몇 차례 넘어선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의 40대 시절과 비교해보면 된다. 이승엽 감독은 2017시즌, 41세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최형우는 40세이던 2023시즌, 121경기서 431타수 130안타 타율 0.302 17홈런 81타점 64득점 장타율 0.487 출루율 0.400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40세이던 2016시즌, 142경기서 542타수 164안타 타율 0.303 27홈런 118타점 91득점 장타율 0.518 출루율 0.380이었다.
40세 시즌의 볼륨을 따지면 이승엽 감독의 우위다. 그런데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승엽 감독은 2016시즌 WAR 3.19에 조정득점생산력 118.0이었다. 최형우는 2023시즌 WAR 3.93, 조정득점생산력 152.4였다. 2차 스탯을 보면 오히려 최형우의 우위다. 조정득점생산력은 파크 팩터를 적용, 좀 더 정교한 통계를 낸다.
41세 시즌은 어떨까. 이승엽 감독은 2017시즌 135경기서 472타수 132안타 타율 0.280 24홈런 87타점 65득점 장타율 0.517 출루율 0.347이다. WAR 2.02에 조정득점생산력 108.7. 최형우는 올 시즌 87경기서 329타수 97안타 타율 0.295 19홈런 89타점 57득점 장타율 0.535 출루율 0.378. WAR 2.46에 조정득점생산력 136.6이다.
놀랍게도 최형우가 현 시점까지 기본 스탯, 볼륨에서도 이승엽 감독에게 우위를 점한다. 2차 스탯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최형우가 시즌을 진행 중이다. 올 시즌을 마치면 지금보다 볼륨이 떨어질 수도 있다. 2차 스탯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이승엽 감독의 40~41세 시즌의 위대함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분명한 건 최형우가 최소 이승엽 감독의 40대 현역시절과 비슷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위력을 뽐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 자체로 박수 받아야 마땅하다. 올해가 끝도 아니다. 최형우의 1+1 22억원 계약은 2025시즌까지다. KIA 팬들은 내년까지 즐거워할 준비를 해도 된다.
지난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 취재 당시, 야간 타격훈련을 위해 한준수와 함께 숙소에서 다시 야구장으로 가는 택시를 기다리던 최형우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특유의 ‘별 것 아니다’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 시간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최형우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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