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가파른 시장 집중화도 부담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7. 2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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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텃밭’ 유럽을 뚫다...‘K배터리’ 다시 희망가 [스페셜리포트]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의 독일 생산 시설. (CATL 제공)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세계 2차전지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는 점도 한국 기업에는 부담이다. 점유율 확대로 향후 생산량 조절을 지렛대 삼아 2차전지업계 가격 주도권을 중국 기업이 거머쥘 수 있어서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가 공개한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중국 포함)에 따르면, 중국 CATL은 지난 2023년까지 약 35%의 누적 사용량 점유율로 전체 1위다. 16% 점유율을 보인 BYD가 2위에 올랐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15%), SK온(6%), 삼성SDI(5%) 등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점유율로 각각 3위, 5위, 6위에 올랐다. 이들 국내 3개 기업 합산 점유율은 약 26%로, CATL 점유율에 못 미친다.

올 1분기에도 CATL과 BYD 등 중국 기업이 매출·출하량 등에서 약진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이 16%로 2위, 삼성SDI는 9%로 4위, SK온은 5%로 5위를 기록했다. CATL이 약 30%로 선두를 지켰다. 성장세가 가파른 BYD는 11%로 3위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CATL(36%)과 BYD(15%)가 1, 2위를 달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14%로 3위, 삼성SDI가 7%로 4위, SK온이 5%로 6위를 차지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관세 장벽을 높이자 중국 기업은 이를 우회하는 전략으로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메이드 인 차이나’ 딱지를 뗀 차를 만들어 유럽 수출 우회로를 뚫겠단 것이다.

지난 7월 8일(현지 시간) BYD는 튀르키예 정부와 2026년 말 가동할 연 15만대 규모 전기차 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BYD 신공장은 2026년 말 가동을 시작한다. 튀르키예는 1996년부터 EU와 관세 동맹을 맺고 있어 유럽에 무관세·저율 관세 수출이 가능하다. BYD는 헝가리에도 전기차 공장을 짓는다.

물론 EU 집행위원회가 별도 단서 조항을 달아 BYD의 우회 전략 무력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미 같은 방식으로 일본 토요타, 한국 현대차, 미국 포드 등이 현지 생산을 통한 관세 혜택을 누리고 있어 중국 기업에만 별도 기준을 적용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BYD뿐 아니라 상하이자동차, 창성자동차, 지리자동차 등 다른 중국 기업도 미국·EU의 고율 관세 우회를 위해 태국·튀르키예·멕시코·브라질 등에 현지 공장 설립을 잇따라 추진 중이다. 산업계에서는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3~4년 뒤쯤 고율 관세 장벽도 무력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8호 (2024.07.10~2024.07.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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