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요인도 여전…美·유럽서 친환경 동력 약화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7. 2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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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텃밭’ 유럽을 뚫다...‘K배터리’ 다시 희망가 [스페셜리포트]
전기차 수요 정체를 뜻하는 ‘캐즘’으로 국내 2차전지 업계가 실적 부진에 허덕인다. 사진은 지난 3월 ‘2024 인터배터리’ SK온 부스에 모인 K배터리 3사 수장들. (출처=연합뉴스)
국내 배터리 업체 수주가 늘면서 분위기가 살아나지만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단계는 아니다. 2차전지 산업을 둘러싼 위기 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먼저 유럽·미국 등 전기차·2차전지 산업과 밀접한 권역에서의 정치 지형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 유럽에선 극우 물결이 거센 가운데, 미국에선 TV 토론 이후 ‘트럼프 대세론’이 점차 탄력을 받고 있다. 새 국제 질서 형성과 맞물려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는 ‘폴리코노미(Politics+Economy)’ 격랑이 2차전지 산업을 휩쓸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유럽에선 반(反)이민·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극우 정당 약진이 두드러진다. 프랑스 조기 총선 2차(결선) 투표에선 중도·좌파 연합의 막판 후보 단일화로 가까스로 중도·극우 정당 ‘국민연합(RN)’ 돌풍을 막아냈다. RN의 집권은 좌절됐지만 극우 정당이 일약 프랑스 정치권 주요 정당으로 도약했단 평가가 나왔다. 영국 총선에서도 극우 세력 약진이 부각됐다.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극우 성향 영국개혁당은 4석을 확보해 총선에서 처음 당선인을 내며 선전했다.

오는 11월 5일 치러질 미국 대선은 2차전지 업황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최근 첫 대선 후보 토론에서 고령 리스크를 드러낸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 완주 의지를 거듭 피력하지만, 후보 사퇴론이 거세다.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과 격차를 벌리며 대세론 굳히기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2차전지 산업 수요는 정책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점에서 세계 정치 지형 변화에 따른 후폭풍이 간단치 않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는 정책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다. 트럼프 경제 정책의 뼈대는 저렴한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산업을 되살리고, 이를 통해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에 대한 ‘롤백(roll back)’을 주장한 ‘유럽국민당(EPP)’이 유럽 의회 1당을 차지한 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리스크를 고려할 때, 향후 2~3년간 자동차 고객사의 전동화 계획 조정 리스크가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친환경 정책 강화 기조는 고물가-고금리-양극화 심화로 이어지는 협공에 동력이 다소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8호 (2024.07.10~2024.07.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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