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에 도발? 어림도 없지...소토, 홈런 치고 '산보' 상대에 '37.7초' 세리머니로 응수
차승윤 2024. 7. 23. 09:38
뉴욕 양키스가 또 한 번 지구 라이벌에 도발을 당했다. 이번에도 양키스는 강하게 응수했다.
양키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를 9-1로 크게 이겼다.
시선을 끈 건 결과보다 과정이었다. 이날 양키스는 선발 투수 카를로스 로돈의 호투를 앞세워 탬파베이를 압도했다. 그런데 5회 1사까지 이어지던 로돈의 노히트노런 기록이 깨졌다. 탬파베이 외야수 호세 시리가 우월 솔로포를 터뜨려 팀의 첫 안타, 첫 득점을 만들었다.
그런데 홈런 이후가 양키스를 자극했다. 시리는 홈런을 때린 후 아주 천천히 베이스를 돌았다. 중간 중간 걷고 세리머니도 했다. 걸린 시간은 약 32.6초. 시리의 세리머니는 양키스 벤치를 자극했다. 양키스 주장 애런 저지가 시리를 강하게 응시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도 잡혔다.
시리는 특별한 게 아니라고 했다. 실제로 MLB닷컴에 따르면 올 시즌 시리가 홈런 후 베이스를 도는 데 소요된 시간은 평균 29.3초(리그 2위)로 이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저지의 표정이 보여주듯 양키스는 이를 도발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7회, 저지와 함께 팀 중심 타자로 활약 중인 후안 소토가 나섰다. 소토는 7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노볼 2스트라이크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쏘아 올렸다.
소토는 시리보다 한 술 더 떴다. 홈런을 때린 후 왼쪽으로 몸을 기울여 타구를 바라보며 확인한 그는 판정이 나오자 천천히 베이스를 돌기 시작했다. 1루를 넘어 2루로 향할 때도 팔을 들고 세리머니를 날리고, 홈플레이트에 도착할 때까지 천천히 '조깅'을 이어갔다. 소요 시간은 37.7초. MLB닷컴은 이날 소토가 베이스를 돈 속도가 올해 가장 느린 기록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5년으로 따져도 세 번째로 느린 플레이였다. 소토는 이날 멀티 홈런(24, 25호)을 기록, 5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팀 대승의 주역이 됐다.
소토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홈런 후 포즈는) 단지 페어인 걸 확인하려고 했을 뿐"이라며 "날도 덥고 힘들어 편하게 가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가장 많은 팬을 자랑하는 양키스는 전국구 팀답게 올 시즌 같은 지구 팀들과 치열한 신경전이 일어나고 있다. '원조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쟁뿐 아니라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순위 싸움 중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특히 치열하게 붙는다. 이미 두 팀은 벌써 몇 차례 데드볼 논란과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난 바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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