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이후 미술품, 해외 매매·전시 길 열렸다

이종길 2024. 7.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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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이후 제작된 작품을 해외에서 판매하거나 자유롭게 전시할 길이 열렸다.

국가유산청은 23일 '일반 동산문화유산' 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이날부터 효력을 갖는다고 밝혔다.

미술계의 반발이 커지자 국가유산청은 일반 동산문화유산의 제작연대 기준을 기존의 '제작된 뒤 5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을 것'에서 '1945년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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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시행령 오늘부터 효력 발생
내년에 조사·연구 목적 국외 반출도 가능해져

1946년 이후 제작된 작품을 해외에서 판매하거나 자유롭게 전시할 길이 열렸다. 국가유산청은 23일 '일반 동산문화유산' 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이날부터 효력을 갖는다고 밝혔다.

'꽃나무 가지에 앉은 새'

일반 동산문화유산은 제작한 지 50년 이상 지난 문화유산 가운데 예술적·학술적 가치를 지니면서 희소성·명확성·특이성·시대성 등을 충족한 사례를 뜻한다.

원칙적으로 해외 반출은 불가하다. 해외 전시 등 국제적 문화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행사에서 국가유산청장에게 허가받은 경우만 예외다.

이에 따라 그동안 1940년대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작품들은 규제 대상으로 분류됐다. 미술계에선 저변 확대를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해외 수집가층이 두터워지고 거래가 늘어야 장기적으로 한국 미술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고(故) 곽인식 작가가 1962년에 제작한 작품은 지난해 영국에서 열린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 마스터스'에 출품되지 못했다. 이중섭 작가가 1950년대에 그린 '꽃나무 가지에 앉은 새'도 2020년 같은 이유로 홍콩 반출이 무산됐다.

미술계의 반발이 커지자 국가유산청은 일반 동산문화유산의 제작연대 기준을 기존의 '제작된 뒤 5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을 것'에서 '1945년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변경했다. 앞으로 1946년 뒤 제작된 작품은 별도의 허가 없이 국외로 반출하거나 수출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근현대 미술품의 수출길이 열려 K-문화유산의 우수한 가치가 전 세계로 확산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특히 제작연대 기준을 특정 연도로 명확히 규정해 수출 예측 가능성 제고와 개인의 재산권 침해 해소에 도움이 되리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조사·연구 등 목적의 국외 반출을 허용하는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도 내년 1월 24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한국 문화유산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충족하는 동시에 우리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더욱 폭넓게 홍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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