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같은 생활"…탈북민 목숨 건 한국행, 中남편이 신고했다

하수영 2024. 7. 2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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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접경 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으로 이어지는 압록강 철교(중국 명칭은 중조우의교).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연합뉴스

이달 초 중국에서 한국행을 시도한 탈북민 10여 명이 공안에 체포된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데일리NK는 중국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초 한국에 가려고 나섰던 탈북민 10여 명이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국경 쪽으로 향하던 중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리에 속해 있던 한 탈북민 여성의 중국인 남편이 공안에 신고하면서 이들이 체포됐다고 한다.

이 여성은 중국인 남성과의 사이에 낳은 아이를 데리고 한국에 가기 위해 살던 집에서 도망쳐 나왔는데, 중국인 남편이 여성과 아이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즉시 공안에 신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공안은 바로 추적에 나섰고, 결국 이 여성과 함께 있던 다른 탈북민들까지 모두 체포돼 현재 감옥에 구류된 상태라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체포 소식을 전해 들은 탈북민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렇게 많은 인원을 한 번에 모집한 브로커가 나쁘다. 돈벌이를 위해 탈북민들의 안전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등 브로커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이번에 체포된 탈북민들 모두 북송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최근 중국 내에는 한국행은 이유 불문 무조건 북송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고, 실제로 올해 초부터는 한국에 가려다 단속된 탈북민들이 북송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송 위험에도 불구하고 한국행 탈북을 시도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강화되고 있는 중국 당국의 감시와 통제, 불안과 공포가 지속되는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고 소식통은 귀띔했다. 이런 이유로 목숨을 걸고서라도 한국에 가려 한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소식통은 “감시가 강화되는 것도 있지만 앞으로 한국으로 가는 길이 영영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지금이라도 한국에 가겠다는 탈북민들이 있다”며 “중국에 있으면 평생 신분 없이 사는 곳을 마음대로 벗어날 수도 없고 아파도 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하니 ‘한 번밖에 없는 인생 이런 감옥 같은 생활을 할 수 없다’며 위험천만한 한국행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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