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소멸위기 극복한 日시골마을의 비밀…“도농교류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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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찾은 일본 도쿄 인근 가와바 마을의 농촌체험센터 '후지야마 빌리지'.
이날 프로그램은 일본 가와바 마을에서 장장 45년 넘게 이어진 '세타가야-가와바 교류행사'의 일환이었다.
서울 강남구에 견주는 일본 부촌 세타가야구의 소학교와 가와바 마을이 자매결연을 맺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2박 3일간 농촌체험 교류를 오는 정규 교육과정이다.
가와바 마을이 농촌소멸을 극복한 비결은 이 같은 '도농교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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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위기, 도농교류로 극복
향후 100년 목표 ‘교육투자’
지난달 26일 찾은 일본 도쿄 인근 가와바 마을의 농촌체험센터 ‘후지야마 빌리지’. 12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한창 카레를 만들고 있었다. 체험교류 참가생 치사(12)군은 “오전에 역사 자료관에서 공부한 뒤 아까 직접 캔 토란으로 지금 요리를 해먹고 있다”며 “밤에는 캠프파이어를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프로그램은 일본 가와바 마을에서 장장 45년 넘게 이어진 ‘세타가야-가와바 교류행사’의 일환이었다. 서울 강남구에 견주는 일본 부촌 세타가야구의 소학교와 가와바 마을이 자매결연을 맺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2박 3일간 농촌체험 교류를 오는 정규 교육과정이다. 추후에도 학생들이 가와바 마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도록 경험의 씨앗을 심는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가와바 마을이 농촌소멸을 극복한 비결은 이 같은 ‘도농교류’에 있다. 인구 3000명 남짓의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매년 이곳을 찾는 방문객만 250만명이 넘는다.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옆 마을과 통폐합으로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있었다. 변화의 계기는 1980년 세타가야구와 맺은 도농교류였다. 지금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세타가야 구민들도 마을을 방문하게끔 숙박, 온천시설 등을 갖춘 복합 센터도 마련됐다. 자칫 구청장이 뒤바뀌어 정책의 연속성이 무너질 수 있다. 이를 대비해 관련 협약을 못박은 조례가 도농교류의 지속가능성을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투입되는 재정만 연간 40억원에 이른다.
가와바 마을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축은 마을기업 ‘전원플라자’다. 가와바 마을이 60%, 세타가야구 고향공사가 16.7% 지분을 투자한 합작회사가 모태다. 식당, 커피숍, 양조장 등 19개의 점포를 갖췄다. 인근 주민들뿐만 아니라 외지 방문객들까지 포섭한다는 취지다. 이곳에서 올리는 연매출만 270억원에 달한다. 특히 지역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거래하는 직판장 ‘파머스마켓’이 인기다. 전원플라자 총매출의 3분의 1이 이곳에서 나올 정도다. 마을 주민들도 별도의 중간유통을 거치지 않아 연간 2000만원의 충분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가와바 마을이 추구하는 소멸극복의 핵심은 결국 ‘지속가능성’에 있다는 분석이다. 숫자에 국한된 정주인구 개념에서 탈피해 유동인구를 꾸준히 늘려 마을의 활기를 유지하는 것이다. 실제 관광객들이 마을에 머무는 시간은 평균 4시간에 그치지만 재방문률 60%에 달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과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자격으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가와바 마을의 성공 키워드 중 하나는 지속가능성”이라면서 “우리 농촌마을도 각자 특색 있는 자원을 활용해 도시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공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한바 있다.
앞으로 가와바 마을은 100년을 내다보고 교육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소멸위기에 놓일 때마다 지속적인 인구왕래가 돌파구가 돼줬던 것처럼, 일찍부터 젊은 학생들을 유치해 자유롭게 오가도록 교류시설을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쓰노다 게이이치 가와바 마을 부촌장은 “향후 5년 내 동경농업대 연구소를 유치해 교류시설을 건립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도쿄=글·사진 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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