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앙골라 출신, 여권은 프랑스"…아르헨티나, 보란 듯 인종차별 노래 '떼창 논란'

권동환 기자 2024. 7. 23.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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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또 다시 축구계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발생했다. 이번엔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이 단체로 노래를 부르면서 일어났다.

글로벌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22일(한국시간) "엔소 페르난데스는 프랑스 축구대표팀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구호를 외친 뒤 더 많은 논란에 휩싸였다"라고 보도했다.

프리미어리그 강호 첼시에서 뛰고 있는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엔소는 지난 15일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콜롬비아를 1-0으로 꺾고 우승하면서 대회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곧바로 엔소는 도마 위에 올랐다.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이민자 출신 선수들을 인종차별하는 내용이 담긴 노래를 부르는 걸 SNS 라이브 방송에 그대로 노출시켜 논란이 됐다.


엔소가 부른 노래의 가사는 끔찍했다. 매체에 의하면 그가 부른 노래 가사엔 "그들은 프랑스에서 뛰지만, 그들의 부모는 앙골라 출신이다"라며 "그들의 어머니는 카메룬 출신이고, 그들의 아버지는 나이지리아 출신이다. 그러나 그들의 여권엔 프랑스라고 적혀 있다"라는 명백한 인종차별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명백한 인종차별이었다. 프랑스 축구대표팀은 대부분 혼혈, 혹은 이민자의 후손으로 이뤄져 있다. 프랑스는 부모의 국적과는 관계없이 프랑스에서 태어나면 프랑스 국적을 부여하고 있고, 프랑스 축구대표팀도 '톨레랑스(관용)' 정책을 앞세워 혈통을 신경쓰지 않고 실력에 따라 프랑스 국가대표로 뛸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엔소가 부른 노래는 이를 조롱하는 내용이었다.

격분한 프랑스축구연맹(FFF)은 곧바로 아르헨티나축구협회(AFA)와 FIFA에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엔소의 소속팀인 첼시도 성명을 통해 인종차별을 규탄하고 엔소에게 내부적으로 징계를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 엔소의 인종차별 사건이 마무리 되지 않은 시점에 아르헨티나 축구 팬들이 최근 단체로 엔소가 불렀던 인종차별적인 노래를 부른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줬다.


매체에 따르면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한 엔소는 첼시로 돌아가기 전에 친정팀인 리버 플레이트를 방문했다. 리버 플레이트 유스 출신인 그는 2022년 여름 포르투갈 SL벤피카로 이적하기 전까지 리버 플레이트에서 기량을 키웠다.

매체는 "엔소는 프리시즌을 시작하기 위해 영국으로 돌아가기 앞서 국가대표팀의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모습을 드러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엔소는 친정팀인 리버 플레이트로 복귀했는데, 팬들은 엔소가 팀 버스에서 부르던 것과 똑같은 인종차별적인 노래를 열광적으로 불렀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아르헨티나 팬들의 행동에 대해 팬들은 엔소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린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에 발생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당장 몇몇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지 엔소를 감싸면서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영국 '메트로'에 따르면 리버풀 소속 미드필더 알렉시스 맥알리스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데폴이 페르난데스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맥알리스터는 "말과 행동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아르헨티나는 인종차별에 관련해 이야기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우린 엔소를 알고 있고, 그가 절대 나쁜 의도로 그런 행동을 한 게 아니라는 것도 안다. 엔소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라며 페르난데스를 감쌌다.

데폴은 한 술 더 떴다. 첼시의 프랑스 선수들이 일제히 페르난데스의 SNS를 '언팔로우'한 것을 저격했다.

데폴은 "페르난데스의 동료들이 기분이 상했다면 그걸 SNS에서 노출시킬 게 아니라 페르난데스에게 전화를 걸어야 했다. 라커룸에서 함께하는 선수들끼리 SNS를 언팔로우하는 건 의미가 없다. 전화했으면 이 주제는 끝났을 것이다. 굳이 일을 더 벌리지 않아도 됐다"라고 말했다.

사진=스포츠바이블,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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