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계 제로’ 美 대선… 불확실성에 갇힌 최강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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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에서 전격 사퇴했다.
선거가 넉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현직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하고 후보가 바뀌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어느 쪽이 이기느냐에 따라 미국의 경제·안보 정책을 넘어 세계 질서의 향배가 달라질 선거인데, 막판까지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서 치러지게 됐다.
바이든의 사퇴는 미국 정치의 극심한 양극화와 분열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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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에서 전격 사퇴했다. 선거가 넉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현직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하고 후보가 바뀌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토론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바이든은 끝내 고령 리스크를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3주 동안 완주 의지를 거듭 밝히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지만, 트럼프 암살 미수라는 또 다른 메가톤급 변수에 결국 사퇴를 결단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연설 중 총에 맞고도 일어나 주먹을 치켜든 경쟁자의 모습이 바이든의 노화 증상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이래선 이길 수 없다”는 당내 여론을 격화시켰다.
트럼프로 기우는 듯했던 미국 대선은 다시 ‘시계 제로’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제 새 후보가 선출되는 8월 중순 전당대회까지 민주당의 시간이 펼쳐질 것이다. 언론의 조명과 여론의 관심이 집중될 한 달간의 무대에서 트럼프에 맞설 새 얼굴이 등장하면 대선 판도는 또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어렵다. 어느 쪽이 이기느냐에 따라 미국의 경제·안보 정책을 넘어 세계 질서의 향배가 달라질 선거인데, 막판까지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서 치러지게 됐다. 이는 경제와 안보 모두 미국과 밀접히 연결된 한국의 미래 전략이 예측불가의 대형 변수에 맞닥뜨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떤 상황에도 국익을 지켜낼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결과가 나온 뒤 움직여선 늦는 일이기에 많은 국가와 기업이 상황별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누구보다 예민하고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때다.
바이든의 사퇴는 미국 정치의 극심한 양극화와 분열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트럼프 집권만은 막아야 한다’는 명분이 현직 대통령을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미국의 절반은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 민주주의와 법치질서부터 세계무대 입지까지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이 파괴된다고 믿는 반면, 나머지 절반은 그런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똘똘 뭉쳐 있다. 어느 쪽이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미국이 등장할 터여서 어느 때보다 사생결단의 선거를 치르는 중이며, 세계 최강대국은 어느 선거보다 짙은 불확실성에 갇혀버렸다.
한국 정치도 같은 길을 치닫고 있다. 양대 진영의 극단적 대립에 혐오와 분열이 고착화해간다. 가치와 원칙을 공유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이른다면 지금 미국이 그렇듯 나라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지경에 빠져들 것이다. 우리 정치를 양극화의 수렁에서 끄집어낼 리더십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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