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설 낙마’ 친강 전 외교부장, 다시 “동지” 불렸다
지난해 중국 외교부장직에서 낙마하면서 불륜설 등이 제기됐던 친강(秦剛·58·사진) 국무위원이 한 등급 강등돼 한직으로 발령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 홍콩 성도일보는 “3중전회 발표에서 친강은 사직하는 방식으로 중앙위원에서 면직됐다”며 “어떠한 공개된 부정적 평가도 없었다”고 가벼운 처분을 예상했다. 지난해 9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친강이 같은해 7월 외교부장에서 갑자기 경질된 사유가 주미대사 시절 혼외관계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친강이 양징(楊晶) 전 국무위원 겸 국무원 비서장을 처벌했던 선례를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진핑(習近平) 2기가 시작되던 지난 2018년 양징 국무위원은 장기간 불법 기업주와 부당 거래를 통해 편익을 받았다는 혐의로 낙마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잘못을 인정한 점을 고려해 당적을 유지한 채 당내 관찰 1년, 행정 직무 면직, 장관급 강등을 처분했다.
지난 18일 폐막한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선 친강에 대한 처분 내용을 밝히면서 “동지”라고 호칭했다. 이런 정황을 들어 성도일보는 중국 당국이 친강이 성비위 외엔 다른 문제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했다. 때문에 양징에 비해 혐의가 가벼운 친강의 직급 강등은 부총리급인 국무위원에서 한 단계 아래인 장관급으로 좌천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와함께 신중국 초대 소련 대사를 역임했던 장원톈(張聞天, 1900~1976) 전 정치국 후보위원 케이스도 오르내린다. 외교부 상무부부장을 역임했던 장원톈은 1959년 뤼산(廬山)회의에서 마오쩌둥(毛澤東)의 실정을 비판한 펑더화이(彭德懷)를 지지한 이유로 낙마했다. 이후 장관급인 중국과학원 경제연구소 특약 연구원으로 좌천됐다.
한편 왕이(王毅)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는 2027년 21차 당 대회까지 외교부장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커우젠원(寇健文) 국제관계연구센터 주임 교수는 지난 19일 3중전회 분석 좌담회에서 “2027년 이후 누가 왕이의 후계자가 될지가 대만이 주목해야 할 초점”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과 조 바이든 대통령 사퇴 등으로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왕이 유임설이 베이징 외교가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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