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리스가 이기기 더 쉽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직도 사퇴를”

김형구 2024. 7. 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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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J D 밴스 상원의원은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하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자 ‘바이든·해리스 공동책임론’을 들어 파상공세를 폈다. 민주당 대선후보직 승계 가능성이 높은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해 기선 제압에 나선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며 “좌파가 누굴 후보로 내세우든 (바이든과) 똑같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CBS 인터뷰에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면서 자신의 선거운동 진행 방식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새 후보가 누가 되든 바이든 행정부에 맞서 뛰고 있다고 강조했다.

밴스 부통령 후보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조 바이든은 내 생애 최악의 대통령이며, 해리스는 그 모든 과정을 함께했다”면서 “지난 4년간 해리스는 주택·식료품 비용을 상승시킨 국경 개방 정책과 녹색 사기 정책에 같이 서명했다”고 비판했다. 물가고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바이든 정부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들면서 해리스 연대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어 “해리스는 바이든의 정신적 능력에 대해 거의 4년간 거짓말하면서 국민에게 일할 수 없는 대통령을 안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도 이날 선거대책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실정 사례를 제시한 뒤 “워싱턴DC의 다른 민주당 당원들과 마찬가지로 해리스는 임기 내내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만 있었다”며 “이들은 한때 위대했던 미국을 파괴하는 데 바이든과 공모했으며, 그들 모두를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간 부패한 조 바이든의 조력자 역할을 해 온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미국 국민에 훨씬 더 나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후보 사퇴 국면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이 사태를 몰고 온 ‘공범’이라는 프레임을 바탕으로 집중 공격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또 지난 1월부터 이어져 온 당 경선 과정을 무시한 ‘비민주적 발상’이란 점도 공격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크리스 라시비타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18일 한 좌담회에서 민주당 내 ‘후보 교체론’과 관련된 질문에 “그것은 민주당의 쿠데타 시도”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 즉각 사임 주장까지 하고 있다. 라시비타 위원장은 바이든의 후보직 사퇴는 결국 논란이 됐던 인지능력 부족을 자인하는 것이라면서 “그것은 결국 미국 대통령을 퇴진시키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21일 “바이든은 후보직뿐 아니라 대통령직도 사임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과거 트럼프와 해리스 부통령의 인연이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으로 재직하던 2011년과 2013년 해리스의 선거운동을 위해 총 6000달러(약 833만원)를 기부한 적이 있다. 이에 CNN은 “해리스가 대선후보가 된다면 해리스는 전 기부자와 대결하게 되는 셈”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정계 입문 전 민주·공화당 양쪽에 자주 기부를 했다고 한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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