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명품백 수수' 수사검사 사표…"감찰 대상 돼 회의감"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 청사(왼쪽)와 중앙지검 청사.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을 수사했던 김경목(사법연수원 38기) 부부장 검사가 22일 사표를 제출했다.

김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이 사전 보고 없이 김 여사를 검찰청 밖 제3의 공간에서 조사한 데 대해 대검찰청 감찰부에서 진상 조사에 나선다는 소식을 듣고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검사는 주변에 “사건을 열심히 수사한 것밖에 없는데 감찰 대상으로 분류됐다”며 “회의감을 느낀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김 검사의 사표에 대해 아직 수리나 반려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중앙지검 수사팀이 지난 20일 김 여사를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조사한 데 대해 “조사 과정에서 (검찰청 소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강도 높게 질책했고, 대검 감찰부에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중앙지검은 김 여사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태라 조사 일정을 포함한 수사 상황을 미리 보고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중앙지검 공정거래부 소속 김 검사는 지난 5월 2일 이원석 총장의 지시로 ‘김건희 여사 전담 수사팀’이 꾸려진 후 형사 1부로 파견돼 관련 수사를 해왔다. 김 검사는 이달 초 더불어민주당이 ‘검사 탄핵’을 발의하자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검사는 사건을 고를 수 없다. 어떤 검사에게 이런 일이 닥칠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