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물가’ 잡힌다지만…기후변화에 먹거리 가격 ‘장기 상승’
장마 피해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며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당장 피해를 본 채소류 수급이 안정되는 데는 약 한 달이 걸릴 전망이다. 전반적인 먹거리 물가는 ‘장기전’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기후변화로 1년간 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 1년 뒤 농산물 가격은 2%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 2035년까지 식품 물가가 연 3% 이상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2일 전국 평균 상추 소매가격은 100g당 2088원으로 평년보다 30.3% 상승했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119.1% 급등한 가격이다. 상추는 통상 여름철 수요가 늘어나는데, 주요 산지인 충남 논산‧전북 익산에 침수 피해가 발생하며 가격이 상승했다. 깻잎도 100g당 소매가격이 2541원으로 평년 대비 27.95% 올랐다. 지난달보다는 21.4% 높다.
과일 중에서는 배(신고) 소매가격이 10개당 8만5186원으로 평년 대비 110.9% 상승한 상태다. 마트에선 배 1개를 1만원보다 비싸게 파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사과(후지) 소매가는 10개당 3만1396원으로 평년 대비 10% 상승했고, 지난달보다는 7.84% 내렸다. 사과‧복숭아‧포도 등은 햇과일이 출하하면 가격이 안정세에 들어갈 전망이다.
정부는 호우 피해를 본 일부 과일·채소류의 경우 7월 말, 8월 상순에는 수급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박순연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앞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고온·태풍 등 기상 변수를 고려해 생육 관리를 면밀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은 과제는 ‘미래 먹거리 물가’다. 올해 장마처럼 계절적이고 일시적인 요인을 넘어, 장기적인 기후변화로 가격이 높아지는 ‘기후 인플레이션’ 품목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품목이 김이다. 통계청 집계에서 지난달 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8.6% 상승해 1987년 12월(34.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 수출은 늘어나는데 해수 온도 상승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김 가격은 계속되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이달 한국은행은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1년간 월별 평균 기온이 장기(1973~2023년) 평균 대비 1℃ 상승하면 1년 뒤 농산물 가격은 2% 상승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와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네이처에 발표한 공동연구에서 기후 인플레이션으로 2035년까지 10년간 전 세계 식품 가격이 매년 0.9~3.2%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병수 한은 물가연구팀 차장은 “최근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기후 인플레이션 문제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전 세계적인 기후 리스크에 대한 공동 대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후 환경에 적합한 농작물의 품종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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