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특혜 의혹에…축협 "철학 잘 알아 분석자료 안 받아"
대학축구협회가 축구대표팀 홍명보(55) 감독 선임 논란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축구협회는 22일 홈페이지에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글을 2건 게재했다.
이 글에서 축구협회는 지난 2월 시작된 사령탑 선임 과정을 시간 순서에 따라 설명하며, 사령탑 선임의 절차에 문제점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캐나다 대표팀을 이끄는 제시 마쉬 감독과 협상이 결렬된 이유에 대해 "국내 거주 요건과 세금이 문제였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화상과 대면 면담을 통해 1순위로 협상이 진행됐다"며 "초반에는 연봉 규모나 국내 거주 요건에 대해 호의적이었지만, 소득세율 등 세금 문제로 협상이 지연됐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국내 거주 문제와 세금 문제로 감독직 제안을 포기한다는 회신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홍 감독이 제대로 된 평가 과정 없이 '프리패스'로 선정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축구협회는 "외국인 후보들은 면담 일정이 순조롭게 잡혔고, 두 명의 외국인 후보의 우선순위도 결정하고 계약 조건에 대해 조율도 했다"며 "다만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이들을 면담해보니 후보자들의 축구 철학이나 방향성이 협회의 기술철학과 접목될 수 있는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홍 감독을 만나 면담을 통해 대표팀 운영 방안, 한국축구 기술철학 각급 대표팀 연계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그에 대한 협력과 실행 의지 등을 확인했다"며 "이를 토대로 이 기술총괄이사가 홍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의했다"고 덧붙였다.
축구협회는 '외국인 감독은 장문의 분석 자료를 제시했지만 홍 감독은 그렇지 않아 특혜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자료의 양이 감독의 능력과 경쟁력을 결정하는 근거는 아니다"라면서 "한 감독은 22페이지의 자료와 경기 영상 16개, 다른 감독은 16페이지 자료를 제시했다"고 예를 들었다.
더불어 "전력강화의원회 1차 회의 때부터 위원들이 국내 감독들의 철학과 경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자료를 제출받지 않았다"며 "특히 홍 감독의 경우 울산 HD를 4년간 맡으면서 K리그1 2연패를 하는 등의 업적이 있다. 전력강화위원들도 국내 감독을 뽑는다면 홍 감독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위원회 구성 초반부터 거론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축구협회는 지난 7일 차기 대표팀 사령탑으로 홍 감독을 내정했다. 이에 축구 팬들은 '5개월여 동안 100여명의 후보군을 놓고 고민하다 홍 감독을 선택한 것은 미리 짜인 각본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한 박주호가 홍 감독 선임 직후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내 감독을 무조건 지지하는 위원들이 많았다. 어떤 외국 감독을 제시하면 무조건 흠을 잡았다. 전체적인 흐름은 홍명보 감독을 임명하자는 식으로 흘러갔다"라고 주장하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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