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예상됐던 결과이지만 씁쓸하다. 게임패스 가격 인상 논란
게임 구독 시장을 이끌고 있는 MS의 게임패스 가격이 결국 인상됐다. 이미 예상됐던 결과이지만, 그동안 MS가 한 말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바라보는 이용자들의 마음은 씁쓸한 상황이다.
MS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월 10일부터 PC 게임패스 가격이 7900원에서 9500원으로 인상됐으며, 게임패스 얼티밋은 1만35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인상됐다. 기존에 구독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이들은 9월 11일까지는 기존 요금제가 적용되지만, 9월 12일부터는 인상된 요금으로 변경된다.
더 큰 변화는 콘솔용 게임패스의 삭제다. 콘솔용 게임패스는 오는 9월 18일부터 새로운 요금제인 XBOX 게임패스 스탠다드 요금제로 변경된다. 9월 18일부터는 기존 콘솔용 게임패스 최대 연장 한도가 13개월로 제한되며, 멤버십이 만료되면 다른 요금제로 변경된다.
이 요금제는 기존 콘솔용 게임패스 구독료와 동일하지만, 콘솔 멀티플레이 등 기존에는 없었던 XBOX 게임패스 코어의 혜택이 추가됐으며, XBOX 게임 코어보다 콘솔 구독 서비스로 제공되는 게임이 더 많은 것이 특징이다.
언뜻 보기에는 같은 가격에 기존보다 서비스가 확대된 것으로 보이지만, 한가지 함정이 있다. 바로 게임패스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신작 게임 데이원 서비스가 일부 게임으로 제한된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XBOX를 보유하고 있다면 콘솔용 게임패스만 구독해도 XBOX의 핵심 게임들을 발매 당일 게임패스로 즐길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신작들을 발매 당일 게임패스로 즐기려면 더 비싼 게임패스 얼티밋 요금제를 구독해야 한다. 데이원 서비스가 아예 제공되지 않는 것은 아니고, 데이원 서비스에서 빠지더라도 나중에 구독 게임으로 추가될 수 있다는 입장이나,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신작은 빠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MS는 게임패스 코어 혜택이 포함됐기 때문에, 멀티플레이 때문에 게임패스 얼티밋을 구독하고 있던 이용자들에게는 합리적인 요금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데이원으로 올라오던 게임패스 구독 게임들 위주로 즐겨오던 기존 콘솔 게임패스 이용자들에게는 분명한 손해다.
더 황당한 것은 PC 게임패스는 구독 서비스 및 데이원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PC 게임패스는 콘솔 게임패스 대비 지원 게임이 적은 편이지만, 요즘은 PC와 콘솔 멀티플랫폼 출시가 기본인 만큼, PC 게임패스를 구독하면 대부분의 신작을 데이원으로 즐길 수 있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XBOX SERIES X/S 구매자들에게 가장 유리했던 요금제만 사라진 셈이 됐다.
이전부터 MS가 게임패스 중심으로 사업을 변경하면서, PC용 게임패스를 선보이고, 삼성 TV에 클라우드 게이밍 앱을 탑재하는 등 언제, 어디서나, 어떤 플랫폼으로든 XBOX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는 했으나, 그동안 XBOX 게임패스를 가장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는 기기라고 해서 XBOX SERIES X/S를 구입했던 이들에게는 분통 터지는 상황이다.
게임패스 가격이 인상된 것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넷플릭스 등 전세계 구독 서비스들의 가격이 계속 인상되고 있는 상황이니, 이번 게임패스 가격 인상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볼 수 있긴 하다. 하지만 문제는 타이밍이다.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당시 인수가 확정되고, 액티비전블리자드 게임이 게임패스에 포함되더라도 XBOX 게임패스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신작 디아블로4가 게임패스에 입점했을 때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가격 인상 조치는 디아블로4보다 훨씬 강력한 타이틀인 콜오브듀티 블랙옵스6의 게임패스 데이원 출시가 확정된 이후 발표됐다.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때문에 게임패스 가격이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콜오브듀티 블랙옵스6 출시 한달 전에 맞춰서 게임패스 가격이 오르는 것이니 말이 안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용자들은 이번에 신설된 XBOX 스탠다드 요금제에서 데이원 서비스가 제한된 이유가 콘솔 게임패스로 콜오브듀티 블랙옵스6를 저렴하게 즐기려는 이들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추측하고 있다.
물론, 게임패스는 혜자패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훨씬 더 많은 게임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당시 많은 이들이 가장 기다렸던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게임패스 입점이 확정된 만큼, 요금이 올랐어도 더 많은 사용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번에 교묘하게 말 바꾸기를 시전한 MS가, 콜오브듀티 시리즈를 통해 더욱 더 시장 지배력이 올라간 뒤에는 또 어떤 말 바꾸기를 시전하게될지 걱정이 안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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