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에…유럽선 "환영" 러 "미 대선보단 우크라전" [바이든 사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에 서방 국가들은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과 같이 지정학적 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각국은 미국 대선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다.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인 영국과 독일, 캐나다, 일본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논평을 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하며 남은 대통령 임기 동안에 함께 일할 것을 기대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까지 놀라운 경력 내내 그랬듯이 미국민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내 친구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조국과 유럽, 세계를 위해 많은 것을 성취해 왔다”며 “그 덕분에 미국과 유럽은 가까운 협력 관계이고 나토는 강하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우리의 믿을 수 있는 파트너이고, 재선에 도전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존경받아야한다”고 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역시 “바이든 대통령을 수년 동안 알아 왔다”며 “그는 훌륭한 사람이고, 그가 하는 모든 일은 미국에 대한 사랑”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바이든은 캐나다인의 파트너이자 진정한 친구”라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적으로 최선의 판단을 하려 했다는 생각이었다고 인식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일 동맹은 말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일본) 외교, 안전보장의 기축”이라며 “앞으로 (미국 대선) 움직임을 주시해 가겠다”고 했다.
외신들은 미 대선구도의 변화가 초래할 파장에 대해 주시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든이 대통령으로서 남긴 유산은 수년간 논쟁의 대상이 될 것이지만, 그 중심에는 재선의 붕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바이든의 가자지구 전쟁 대응을 두고 민주당이 분열되자,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백악관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을 지지하면서도 다소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며 후보 교체가 미칠 영향도 짚었다.
독일의 유력 주간지 슈피겔 역시 “바이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이후 나토를 단결시켰을 뿐만 아니라 나토를 더욱 강하게 했고, 이는 자랑스러워할 만한 성과”라고 트럼프와 반대되는 그의 행보를 평가했다. 한편 인도 현지언론은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해리스 부통령이 인도계라는 점을 부각하며 인도와의 인연을 조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도 각각 입장을 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는 자유를 위한 우크라이나의 투쟁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흔들림 없는 지지에 감사를 표한다”며 “그는 역사상 가장 극적인 순간 우리나라를 지원해줬고, 우리나라를 점령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막는 걸 도우면서 이 끔찍한 전쟁 내내 우리를 계속 지원해 줬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의 지속적이고 강력한 리더십이 러시아의 사악함이 승리하거나 침략이 성과를 올리는 걸 막아내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계속된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미국 대선은 아직 4개월 남아있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의 우선순위는 미국 대선 결과보다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서 성과를 내는 데 있다”는 입장을 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관련 질문에 “미국 대선은 미국의 내정”이라며 “나는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 뉴탄친(牛彈琴)은 이날 “미국에서 역사적 대사건이 발생했다”고 적었다. 이어 "한 국가가 점차 자신감이 없어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내부가 찢어진 채 암투가 벌어질 때는 바깥에 적을 만들고 책임 떠넘기기와 먹칠하기를 한다”면서 “한 가지 확실한 건 더 치열하고 더 흥미진진한 싸움이 뒤에 남아있다는 것”이라고 썼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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