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바이든-해리스 공동책임론’…트럼프 “해리스가 더 쉽다” [바이든 사퇴]
미국 공화당 대통령ㆍ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J D밴스 상원의원은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를 선언하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자 ‘바이든ㆍ해리스 공동 책임론’을 들어 파상공세를 폈다. 민주당 대선 후보직 승계 가능성이 높은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해 기선 제압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비뚤어진 조 바이든은 대선 출마에 부적합했다. 확실히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부적합하다”고 비판했다. CNN 인터뷰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을 두고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며 “좌파가 누구를 후보로 내세우든 (물러난 바이든과)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CBS 전화 인터뷰에서는 다소 신중한 표현을 썼다. 트럼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후보직 사퇴가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국가에는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맞상대가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해리스)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면서 자신의 선거운동 진행 방식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새 후보가 누가 되든 관계없이 바이든 행정부에 맞서 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과거 해리스 부통령의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재직 시절인 2011년과 2013년 해리스 선거운동을 위해 총 6000달러(약 833만원)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CNN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2009년에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2500달러(약 347만원)를 기부한 적도 있다.
CNN은 “해리스가 만약 대선 후보가 된다면 해리스는 자신에 대한 전 기부자와 대결하게 되는 셈”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정계 입문 전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에 자주 기부를 했다고 한다. CNN은 “트럼프는 2016년 첫 대선 출마 때 관련 제도를 ‘망가진 시스템’이라고 비판하며 자신의 민주당 기부 전력에 대한 비판을 비껴갔다”고 보도했다.
밴스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 글을 통해 “조 바이든은 내 생애 최악의 대통령이며 해리스는 그 모든 과정을 바이든과 함께했다”면서 “지난 4년간 해리스는 주택ㆍ식료품 비용을 상승시킨 국경 개방 정책과 녹색 사기 정책에 같이 서명했다”고 비판했다. 물가고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바이든 정부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들고 해리스 부통령의 연대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트럼프 대선 캠프도 이날 선거대책위원장 명의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 실정 사례를 제시한 뒤 “카멀라 해리스는 임기 내내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만 있었다”며 “한때 위대했던 미국을 파괴하는 데 바이든과 공모했으며 그들 모두 퇴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리스는 그간 비뚤어진 조 바이든의 조력자 역할을 해 왔다”며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미국 국민에 훨씬 더 나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민주당의 후보 교체를 두고 지난 1월부터 이어져 온 당 경선 과정을 무시한 ‘비민주적 발상’이란 점을 공격 소재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선 캠프의 크리스 라시비타 공동선대위원장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8일 한 좌담회에서 민주당 내 ‘바이든 후보 교체론’과 관련된 질문에 “그것은 민주당의 쿠데타 시도”라고 비판했다.
라시비타 위원장은 바이든의 후보직 사퇴는 결국 논란이 됐던 인지 능력의 부족을 자인하는 셈이라는 점을 들어 “그것은 결국 미국 대통령을 퇴진시키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21일 “바이든은 후보직뿐만 아니라 대통령직도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후보 사퇴 국면에서 해리스 부통령도 이 사태를 몰고 온 ‘공범’이라는 프레임을 가동해 집중 공격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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