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로 비상하는 코오롱, 오너 4세 이규호 승부수
[한국경제TV 강미선 기자]
<기자> 우리에겐 등산 아웃도어 브랜드로 잘 알려진 기업이죠.
코오롱이 올해 하반기부터 육지를 넘어 우주에 이르는 사업을 본격화합니다.
첨단 복합소재사 '코오롱스페이스웍스'를 출범해 민간 우주항공시대를 맞이하는 모습인데요. 오늘(22일) 코오롱스페이스웍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강 기자, 코오롱그룹이 그럼 항공우주 관련 사업을 처음 도전을 하는 건가요? 하반기부터 어떤 변화가 있길래 그러는 건가요?
<기자> 처음은 아닙니다. 코오롱그룹은 사실 10년 전부터 항공우주 관련 사업을 해왔습니다.
2015년 항공기와 잠수함 등에 적용되는 복합소재를 만드는 중소기업 데크컴퍼지트를 인수했습니다.
올해 7월부터 데크컴퍼지트를 지주회사인 ㈜코오롱의 증손회사가 아닌, 100% 자회사로 만들면서 새롭게 '코오롱스페이스웍스'라는 이름으로 출범시켰는데요.
이와 동시에 계열사에 흩어진 관련 사업부들도 코오롱스페이스웍스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준비해 우주항공과 방위산업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전략"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코오롱 그룹이 꽤 오랫동안 항공우주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군요. 코오롱이 항공우주 사업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기존 코오롱그룹이 해온 섬유화학(실)사업과 연관이 있어섭니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코오롱그룹의 복합소재 사업을 한 곳에 모았습니다.
복합소재란 탄소섬유 등 두 종류 이상의 섬유를 섞어서 만든 신소재로, 철보다는 강하지만 훨씬 가벼워 항공기와 탱크에 적합합니다.
즉, 첨단소재를 팔아 민간주도로 넘어온 우주항공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인 셈입니다. 2040년에 이르면 글로벌 우주산업의 시장 규모는 3,400조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커지는 시장에 든든한 납품처까지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가져갈 계획인데요.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이노스페이스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노스페이스는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시험발사체 '한빛-TLV' 시험발사에 성공하는 성과를 달성한 기업이기도 합니다.
<앵커> 방산도 같이 한다고 했는데, 스페이스웍스의 실적은 어떤가요?
<기자> 코오롱스페이스웍스의 핵심인 데크컴퍼지트 보시면요.
지난해 기준 매출은 519억,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15년 코오롱그룹에 인수되기 전 매출은 288억에, 영업이익은 6억원대 였는데, 10년 사이 영업이익이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스페이스웍스 내에 데크컴퍼지트와 함께 다른 계열사 사업부들도 이제 합쳐진 만큼 올해 실적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서 말한 이노스페이스에 발사체 부품을 납품하고 있지만 아직 주요 실적은 방산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방산사업을 꾸준히 가져가되 앞으로 추가 우주항공 사업 확장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앵커> 코오롱그룹은 앞으로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스페이스웍스처럼 계열사 분리가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이번 스페이스웍스 출범은 이규호 코오롱 그룹 부회장이 지주사 전략 부문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반년 만에 이뤄졌는데요.
지난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코오롱 오너 4세죠. 이규호 부회장이 코오롱 지주사를 포함한 핵심 계열사 4곳의 사내이사를 올해부터 맡고 있어 코오롱그룹의 계열사 간 '선택과 집중' 전략은 더욱 빠르게 이뤄질 전망입니다.
앞서 올해 초 그룹의 모태 기업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필름 사업부를 한앤컴퍼니에 팔았습니다.
이처럼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접고 항공우주를 포함해 폐배터리, 풍력, 친환경 담배 필터 등 신사업을 더욱 넓힐 전략입니다.
한 마디로 코오롱그룹 계열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과감한 사업재편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는 모습입니다.
강미선 기자 msk52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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