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 전날 두 명만 알았다…입장문 쓰게한 최측근은 [바이든 사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1일(현지시간) 사퇴 발표는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과 핵심 참모 극소수만 공유한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바이든을 대신해 민주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발표 당일에서야 사퇴 사실을 알게됐고, 바이든이 자가격리를 마친 뒤 이어 나갈 선거전략을 짜고 있던 선거 캠프의 참모들에게는 발표 1분 전에야 소식이 전해졌다.
바이든이 이날 오후 1시 46분 X(옛 트위터)에 올린 한장짜리 사퇴 입장문을 미리 알았던 사람은 바이든의 최측근 스티브 리셰티 고문과 마이크 도닐론 수석 전략가 등 두명뿐이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은 사퇴 발표 전날 오후 두 사람에게 전화해 코로나19로 격리하고 있던 델라웨어주 러호버스 해변 자택으로 호출했다. 바이든은 질 여사 등 가족들과 함께 후보자 사퇴 입장을 정한 뒤 이들에게 입장문 준비를 맡겼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백악관과 캠프 선임들은 사퇴 입장문 게시 1분 전인 1시 45분 바이든 대통령이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을 통해 단체 통화를 한 뒤에야 사퇴 사실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바이든은 단체 통화 시작과 함께 입장문을 X에 올렸다.
바이든의 사퇴 결심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캠프 관계자들은 발표 당일인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사퇴 여부를 묻는 언론의 문의에 “대선을 반드시 완주한다. 대안 후보는 없다”는 입장을 냈다. 경합주(swing state) 7곳의 민주당 의장들도 이날 오전 공동성명을 내고 바이든에 대한 지지와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천명하기도 했다.
경선 완주 입장을 고수해왔던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주말 48시간여만에 사퇴로 입장을 바꾼 배경은 당내에서 잇따르는 사퇴 압박과 함께 주말 사이 새로 집계된 여론의 동향, 급격하게 줄어드는 선거 자금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NN은 “TV토론 참패 이후 바이든이 자신의 승리를 주장했지만, 바이든의 이너서클은 최측근과 가족들로 줄었다”며 바이든에 대한 당내 기반이 급격히 사라진 것을 사퇴 결심의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또 기부금이 급감하면서 선거운동을 끌고 갈 동력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전당대회를 통해 컨벤션효과를 누리고 있는 트럼프의 지지율 상승이 결정타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 WP는 “바이든이 격리 기간 동안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받았다”며 “여론조사의 숫자는 바이든을 매우 진지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사퇴 결정 과정에는 질 여사의 역할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질 여사는 TV토론 이후 사퇴 압박이 거세졌을 때도 “계속 싸워야 한다”며 바이든보다 더 강하게 경선 완주 의사를 밝혀왔다. 그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문이 게시된 직후 자신의 X계정에 해당 글을 리트윗한 뒤 하트 모양의 이모티콘을 달았다. 공보 담당관을 통해선 “남편의 모든 선택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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