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재선 포기…월가 '공포지수(VIX)' 급등
[한국경제TV 김원규 기자]
<앵커> 인사이트브리핑입니다. 간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관련 내용 짚어봅니다. 김 기자, 미국 현직 대통령의 재선 포기 유례없는 일입니다.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하고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는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토론 이후 25일 만의 일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후보에서 물러나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당내에서 대세론을 형성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새 후보로 유력해진 분위기입니다.
<앵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긴 했으나 상황이 이렇게 급변할 줄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시장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양새입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의 공포지수(VIX)가 시간 외 거래에서 3% 넘게 상승했습니다. 이른 바 '빅스 지수'인 이 지수는 약 17포인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6개월 만에 최고치였습니다. 이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증시의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호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내비쳤던 비트코인은 급등했습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큰 폭으로 상승해 6만 8,0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6만 8,000달러를 뛰어넘은 건 지난 6월 11일 이후 처음입니다. 5,000달러만 더 오르면 사상 최고치(7만 3,000달러)도 경신할 수 있게 됩니다.
<앵커> 가뜩이나 지난 한주 '트럼프 트레이딩' 피로감에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했는데 이번 소식으로 불확실성 더 커졌습니다. 오늘 우리 시장 충격도 작지 않죠?
<기자> 코스피, 코스닥 모두 전 거래일 대비 1% 넘게 빠지며 시장도 충격에 빠진 모습입니다. 게다가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에 나서며 투자매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로써 지난주 수요일부터 약세를 보인 코스피는 나흘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다만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대마초 관련주들이 급등한 점입니다. 앞서 민주당의 새 대통령 후보로 유력해진 해리스는 "연방정부 차원에서 마리화나의 합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2021년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마약류취급학술연구자'와 '마약류원류물취급자'로 승인을 받은 우리바이오를 포함, 아이큐어, 애머릿지가 장초반 많게는 25% 넘게 급등했습니다.
<앵커> 아직 시장은 혼란스러운 상황인데, 앞으로 증시 흐름 증권가에서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요?
<기자> 증권가에서도 여러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대체로 불확실성이 점차 확대될 것이란 반응입니다. KB증권은 "향후 증시는 차기 민주당에서 대통령 후보가 선정될 때까지 높은 변동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바이든 사퇴로 다시금 경쟁 구도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전반적으로 관망 분위기인데요. 증권사들은 어떤 전략 조언하고 있습니까?
<기자>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전기차 등 민주당 테마주의 비중을 줄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실제 오늘 오전 코스피에서 주요 전기차, 2차전지 관련주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LG화학 등이 2% 넘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코스닥에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역시 비슷한 흐름입니다.
<앵커> 방산이나 유틸 등 그간 트럼프 수혜주로 거론되는 업종들에 대한 조언은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증권가에선 앞서 선반영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대신증권은 "미국 산업재와 에너지 섹터의 투자 확대 시 매출이 증가할 수 있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국내 음식료와 제약·바이오도 미국 내 직접투자가 크게 증가한 업종에 해당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 업종 가운데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으론 삼성바이오로직스, 두산에너빌리티, HD현대건설기계, CJ제일제당, 삼성E&A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김원규 기자 w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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