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선균 마지막 함께한 조정석→유재명, 먹먹한 '찐'재판 담았다 (행복의 나라)[종합]

(엑스포츠뉴스 광진, 오승현 기자) 조정석, 이선균의 진심이 담긴 연기가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을 그렸다. 

22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추창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조정석, 유재명, 전배수, 송영규, 최원영이 참석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 분)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행복의 나라'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故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유작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추창민 감독은 "10.26 사건, 12.12 사건은 많은 분이 잘 알고 있는 사건이다. 그런데 그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잊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사이에 일어난 일들과 재판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고 밝혔다.

조정석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10.26 사건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는데 제가 몰랐던 새로운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역사 공부도 됐고, 그분을 변호하는 변호사 역을 맡았는데 너무 변호하고 싶은 욕망이 치솟더라"며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유재명은 "이 작품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실제 사건이 모티브고, 배우로서 내게 주어진 역할에 어떻게 연기할지 고민을 생기게 했다"며 "인물들이 어렴풋이 떠오르고 들리는 듯한 잔상이 남아 마음 먹었다. 작품하는 내내 행복하고 뜻깊었다. 

전배수는 "시나리오 읽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캐스팅 보니 안할 이유가 없었다. 변호인단 케미스트리가 너무 좋아서 촬영 내내 먹먹함을 묻고 했다"며 만족을 표했다.

송영규는 "초등학교 때 겪은 실제 사건이다. 제가 그 나이가 되어 당시 격동의 시대, 민주화를 열망하는 지식인의 변호인을 맡아 먹먹하다. 가장으로서, 동료로서, 지식인으로서 이걸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흥분됐다. 좋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마다할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최원영 또한 "우리가 다 아는 큰 사건의 팩트를 기반으로 한 내용이다. 저도 직접적 경험은 못했지만 영화 속 이야기처럼 잘 아지 못하는 부분을 놓쳤다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묵직한 메시지에 끌림이 있었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조정석은 대통령 암살 사건에 휘말린 박태주를 진심으로 변호하는 정인후를 연기했다.

그는 "정인후 변호사는 법정 개싸움에 아주 능한 친구다. 박태주를 변호하며 점점 이 잘못된 재판에 분노하고 심리가 변한다. 변해가는 과정도 재밌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일하게 가상의 인물이라는 정인후. 조정석은 "일하게 영화에서 정인후라는 인물이 가공의 인물이다. 당시 재판에 참여한 모든 인물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이 상황을 모두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제3자의 눈으로 상황을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며 자신이 초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마음의 변화를 다스리는 것이 힘들었다는 조정석은 "너무나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에도 적절하게 상황에 맞게 해야했다"며 폭발적인 연기력을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추창민 감독은 이선균이 조정석과 작업하고 싶어 '행복의 나라'를 택했다고 했음을 밝혔다. 이선균은 조정석에게 배우고 싶어했다고.

추 감독은 "이렇게 좋은 배우도 호기심과 열망이 있구나. 배우는 자세로 연기하는구나 싶었다. 그 태도가 절 놀라게 했다"며 고인을 떠올렸다. 

'행복의 나라'는 현실적인 부분을 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전배수는 구석까지 티끌같은 디테일이 있기에 꼭 큰 화면으로 관람해야한다고 강조할 정도.

다른 건 몰라도 재판 신 만큼은 실제같은 느낌을 놓치지 말자고 다짐했던 '행복의 나라'는 위압감을 주는 세트장을 자랑했다.

송영규는 "흑백으로 봤던 이미지가 현실로, 컬러로 실현된 느낌을 받았다"며 "흑백 영상 속 공간에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실제로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조정석 또한 "제 자리에서 박태주 대령의 위치와 객석의 사람들, 앞에 검찰관들이 보인다. 촬영이 끝나고 저 혼자 여기를 돌아다녀 보기도 했다. 배우가 의상과 분장 도움을 받지만 세트장과 공간에 대한 기운도 많이 받는데 이 공간이(재판장) 많이 기억난다"고 입을 모았다. 

유재명 또한 현실감을 주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머리를 밀었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10.26 사건 합동수사단장 전상두에  대해 "은폐하는 개인의 개인, 집단의 욕망을 가진 사람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실존 인물 모티브도 사실이다. 작품의 결을 해치치 않는 지점 찾기 위해 노력했다. 너무 드러나지도, 부각되지도 않지만 모자라지 않는 전 장군이라는 인물을 소화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재명은 "(머리를) 면도한 상태로 4개월을 살았다. 가족들도 놀랐다. 항상 모자를 쓰고 다니고 일상생활에서 머리를 숨기고 다녔다"며 "동료들도 현장에 응원왔다가 깜짝 놀랐다. 집에 사진 걸어놨는데 집에 오시는 사람들이 보기 힘들어하더라"며 자신의 파격적인 헤어스타일 변신을 짚었다.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그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을 재구성한 '행복의 나라'는 8월 14일 개봉한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NEW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