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단 전력수요 전국평균의 20%…획기적 조치 필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전력의존도, 전통산업 약 8배
"전력망특별법 입법, '무탄소에너지' 에너지원에 원자력 포함"
2042년 들어서는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7곳 전력 수요가 전국 평균 사용량의 20%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기간전력망특별법을 조속히 처리하고 원자력발전을 무탄소에너지 조달 수단 에너지원에 포함하는 등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다.
22일 한국경제인협회는 이런 내용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전력수급 애로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경협은 경기 용인·평택, 경북 구미(이상 반도체), 충북 청주(이차전지), 충남 천안·아산(디스플레이) 등 전국 7곳에 조성될 특화단지에 필요한 하루 신규 전력 수요가 15GW(기가와트) 이상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기준 전국 최대전력 하루 평균치 72.5GW의 약 20%에 달하는 규모다. 최다전력은 1년 중 전력 사용이 가장 많은 순간의 전력수요를 의미한다.
한경협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전력의존도가 광업, 비철금속, 석유화학, 철강 등 전통 산업보다 최대 8배 높다고 설명했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9년간의 산업별 전력의존도를 분석한 결과 디스플레이(85%), 반도체(83%), 광업(62%), 비철금속(44%), 시멘트·요업(35%), 석유화학(14%), 철강 11% 순으로 나타났다.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꼭 필요한 송·변전망 구축 속도가 더딘 실정이다. 송·변전망 구축이 더뎌질수록 기업 투자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송·변전 구축 사업 적기 준공률은 17%에 불과했다. 사업 기간도 계획 대비 평균 3년 5개월, 최대 7년 6개월 지연됐다.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주민 민원, 개발사 지연 등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준공하려 했던 인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송·변전망 구축 사업이 2026년으로 3년 늦춰진 바 있다.
한경협은 전력망특별법 입법, 무탄소에너지원에 원자력 포함, 소형모듈원자로(SMR) 전력판매가격 변동성 완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전력망특별법을 조속히 입법해 전력망 건설 과정,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정부 주도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에 발맞춰 조달 가능한 무탄소에너지 범위에 원자력 발전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CFE에 원자력발전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캠페인 'RE100'에는 원자력이 빠져 있다. RE100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100% 조달하도록 장려하는 국제 캠페인이다.
기업의 무탄소에너지 조달 비용에 대한 정부 지원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산업부가 지난 2월 발표한 특화단지 전력공급계획을 보면 2037년 이후 특화단지에 무탄소에너지가 공급된다. 하지만 국내 기업은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원청 기업 온실가스 감축 요구로 당장 무탄소에너지를 대량으로 조달해야 하는 입장이다. 문제는 약 80%에 달하는 '재생에너지 수수료'다.
제도상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입 규모에 해당하는 전력 사용량만큼 재생에너지(무탄소에너지)로 인정받을 수 있다. 지난해 REC 평균 가격은 1㎾h당 83.1원이었다. 2013년부터 2022년 산업용 평균 전기판매단가는 1㎾h당 107원이었다. 기업은 1㎾h당 산업용 전기판매단가의 77.7%에 달하는 REC 비용을 웃돈으로 내야 했다.
또 한경협은 전력 판매가격 변동성을 완화해 SMR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SMR은 300㎿(메가와트) 이하 출력을 내는 소형 원전이다. 대형원전(1400㎿)보다 출력이 낮지만 제작 기간이 짧고 장거리 송전선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경협은 계약 기간에 전력판매 가격을 고정하는 '발전차액계약제도(CfD)'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이 지난 5월 원자력 투자 촉진안으로 CfD를 포함하는 내용의 전력시장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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