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민기, 마지막 말은 ‘고맙다’… “기적 일어나길 바랐는데”

김지혜 2024. 7. 2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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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민기. (사진=연합뉴스)


‘학전’ 대표이자 가수 김민기가 뭉클한 유언을 남기고 떠났다. 향년 73세.

2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김민기 대표 부고 기자회견에서 그의 조카이자 학전 기획팀 팀장인 김성민 씨는 “급작스럽게 건강이 안 좋아지셨지만, 남기신 말씀은 3~4개월 전부터 가족과 저에게 꾸준히 남기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고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고맙다’였다고 한다. 김성민 씨는 “남겨진 가족과 학전을 운영하는 저를 많이 걱정해 주셨다. 유언이라고 하는 게 재산에 대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유언장은 따로 없고, 남기신 말씀은 장례가 끝난 이후에 전해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위암 4기였던 김민기는 최근에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 김성민 씨는 “저희와 본인 모두 기적을 바랐다. 치료는 받고 있지만 컨디션이 따라주지 않는 상태였다”면서 “위암 4기에 간 전이에 73세 어르신의 완치는 신의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저희는 조금 더 오래 있어 주시길 바랐다”고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표했다. 

1970년대를 대표하는 민중가요 ‘아침 이슬’의 원작자인 고 김민기는 자신의 대표곡으로 힘든 청춘을 보냈다. 유신 정권이 들어선 뒤 불온하다는 이유로 ‘아침 이슬’이 금지곡으로 지정되면서 오랜 시간 활동에 대한 탄압을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상록수’, ‘꽃 피우는 아이’, ‘늙은 군인의 노래’ 등 음반을 내오며 예술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었다.

김민기는 탄압 속 힘들게 번 수입을 학전 운영자금에 보탰다. 그는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인 ‘학전’을 30여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들을 양성해 왔다. 그러나 김민기가 운영하던 ‘학전’은 재정난과 그의 건강 악화로 개관 33년 만인 지난 3월 15일 폐관했다.

한편 고인은 지난 21일 위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조문은 이날 오후 12시30분부터 가능하다. 조의금과 조화는 고인의 뜻에 따라 받지 않는다. 

빈소 서울대 병원 장례식장(2,3호실), 발인 24일 오전 8시, 장지 천안 공원묘원.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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