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신 성장 동력 발굴 10년… 포항 ‘철강 → 첨단산업도시’ 탈바꿈

안창한 2024. 7. 22.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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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배터리 클러스터 지정 등 성과
작년에만 7조4000억 투자 유치 성공
블루밸리 국가산단 수요 감당 안돼
지역 총생산 6년 만에 44% 성장 눈길
경북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에 조성된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는 지난 10년간 신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며 지역경제 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에 성공하고 있다. 또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 구조 변화와 복지·문화·교통 저변 확대 등 정주 여건 혁신을 이뤄내며 시정 전반에 걸쳐 의미있는 변화와 도약을 이끌어냈다.

기술·인력 양성 집중… R&D 예산 700억

포항시는 2014년부터 철강 일변도의 산업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신산업 육성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에 매진해 왔다. 그 결과 이차전지 산업이 빠르게 성장해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양극재 특화단지 지정 및 기회발전특구 유치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투자유치다. 시는 지난해에만 7조4000억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2014년 투자유치 규모 5365억원과 비교하면 14배 증가한 수치다. 지난 10년간 기업투자 유치 누적액은 16조5744억원에 달한다.

특히 2016년 이차전지기업인 에코프로가 포항에 정착한 이후 이차전지 산업이 철강산업과 함께 명실상부한 핵심산업으로 거듭나며 본격적인 산업 다변화의 길을 열었다. 포항은 2015년 전체 수출액 중에서 철강이 차지하던 비율이 94.7%로 철강 중심의 산업구조였다. 그러나 지난해는 수출 실적 110억 달러 중 이차전지 분야가 43억 달러로 전체 38.5%를 차지했다. 시는 2030년까지 이차전지 양극재 100만t 생산, 총 매출액 100조원, 1만5000명의 고용창출을 이뤄낸다는 복안이다.

한때 분양율 0%로 2단계 착공 시기를 고심했던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는 밀려드는 수요로 이제는 입주할 공간이 없을 정도다. 10년 까까이 장기 표류해 오던 영일만산업단지는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이 입주하며 이차전지 메카로 우뚝섰다. 경제자유구역은 바이오산업 클러스터로 거듭날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시는 3대 핵심 신산업을 중심으로 1000만평 규모의 신규 산단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철강 중심 산업구조를 다변화하기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에도 집중 투자했다. 2014년 111억원에 불과했던 R&D 예산은 올해 697억원에 달하며 6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10년간 전체 R&D 예산은 3564억원에 육박한다.

지역내총생산(GRDP) 역시 꾸준히 성장했다. 2015년 16조5000억원 수준이던 GRDP는 2021년 기준 23조8000억원으로 6년 만에 44% 성장했다.

도시 전반 정주여건 혁신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스페이스워크 전경. 포항시는 신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고, 기능 위주였던 도시 구조를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녹색생태 도시로의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포항시 제공

포항시는 그동안 기능 위주였던 도시 구조를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녹색생태 도시로의 전환에도 힘을 쏟았다. 2016년부터 추진한 그린웨이(GreenWay)프로젝트를 통해 축구장 95개에 달하는 67만㎡의 녹지공간을 새롭게 확충했다. 2014년 123만㎡였던 녹지 면적은 190만㎡로 늘어나 시민들이 편안한 휴식과 건강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지난 10년간 철길숲을 비롯한 도시숲, 장미원, 해안둘레길, 맨발로 등 도심 속 공원을 조성했다. 앞으로 학산천 등 생태하천 복원과 포스코대로 그린워크 등 시민의 건강한 삶을 위한 자연 친화적인 생태공간을 계속 확충할 계획이다.

시민 삶과 밀착된 문화 저변 확대를 통해 문화도시로서의 품격을 높여가고 있다. 2017년 포항문화재단 출범, 2019년 전국 최초 법정 문화도시 지정에 이어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조성, 시민 문화 향유 거점인 ‘문화예술팩토리’ 등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구축했다. 향후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낸 시립박물관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 정주 여건의 핵심인 교육과 복지 분야에서는 경북 최초 3무 복지(어린이집 무상교육, 유치원·초중고 전학년 무상급식, 중고교 신입생 무상교복)를 통해 체감형 복지를 실현했다. 포스텍의 글로컬대학 선정,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지정으로 교육을 통한 본격적인 지역 혁신과 인재 양성에 나설 방침이다.

또 재난 예경보시스템 장비 확충과 방범 CCTV를 1241대에서 4806대로 대폭 늘리는 등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도시 기반 역시 탄탄히 다져나가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
“긴 안목으로 세심한 정책 추진… 지역균형발전 선도할 것”


"시민 행복과 미래세대의 번영을 위해 도시의 초석을 다지는데 혼신의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이강덕(사진) 경북 포항시장은 21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눈앞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긴 안목으로 시민 삶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세심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은 2014년 이 시장 취임 이후 산업은 물론 도시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철강도시를 넘어 이제는 배터리와 수소 바이오와 AI·빅데이터·로봇 등 첨단산업을 유치해 혁신산업 생태계를 마련하고 있다.

그는 "시민들이 가장 잘한 정책 중 하나로 꼽는 것이 바로 회색 도시를 푸르게 만드는 그린웨이 사업을 추진한 것"이라며 "시민이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야 말로 좋은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위기도 있었다. 2017년 촉발지진과 2년전 태풍 힌남노 내습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시는 지진 당시 신속하게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하고 지진 원인 규명과 지진특별법을 통과시켜 피해구제의 길을 열었다. 또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도시 기반도 마련했다.

앞으로 국제전시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한 마이스산업과 해양관광산업 육성,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 환동해 중심 물류 교통망을 완성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이 시장은 "지난 10여년 동안 시민들의 큰 사랑과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지금의 포항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도시, 더 큰 포항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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