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107일 앞두고 하차…'해리스 vs 트럼프' 구도로(종합2보)

조슬기나 2024. 7. 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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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는 오는 11월 대선을 불과 107일 앞둔 시점에서 선거 캠프에도 1분 전 공지됐을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고령 논란을 부각시킨 첫 TV 토론 참패 후 25일 만이다. 미 대선판이 안갯속으로 들어선 가운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맞수로는 올해 59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추대론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고령논란 발목 잡힌 바이든, 후보 사퇴…美 대선구도 급변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정당과 국가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물러나 남은 임기 대통령 임무를 수행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를 발표했다. 그는 새 대선후보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뜻도 확인했다. 이어 "민주당원 여러분, 이제 함께 모여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는 지난달 27일 첫 TV 대선 토론을 계기로 고령 및 인지력 논란이 불거진 지 25일 만이다. 이후 민주당 의원 30여명이 공개 사퇴를 요구하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원로가 직간접적으로 출마 포기를 촉구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기엔 너무 늙고 노쇠하다는 깊은 우려 속에 대선 레이스에서 물러나라는 측근들의 집요한 압력에 굴복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당의 공식적인 후보 선출 절차만을 남겨 놓은 가운데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초유의 상황으로 미국 대선판이 안갯속으로 들어간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이 해리스 부통령조차 당일 알았을 정도로 비밀리에 주말 48시간 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당장 대선 후보를 잃은 민주당은 새 후보 선출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 미니 경선 등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현재로선 ‘해리스 추대론’이 유력하게 꼽힌다.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당내 혼란을 빠르게 수습할 필요도 있는 만큼 가장 현실적 방안이라는 평가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 최종 시한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다음달 19~22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후보직 사퇴를 발표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공식 지지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행보로 분석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등 민주당 원로와 민주당 의원들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 의사를 잇달아 표명하며 힘을 싣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해리스, 정책 연속성+지지층 확대 강점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경우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선거캠프 자금 승계 절차도 수월해진다. 또 인도계 흑인 여성으로서 유색인종, 여성 등 지지층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민주당으로선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으로 이탈 조짐이 확인된 흑인 등 유색인종의 표심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대선 이슈로 꼽히는 인종, 낙태 문제를 선거 중심으로 가져오기에도 좋은 카드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며 "후보로 지명돼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시키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어젠다를 물리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해리스 부통령 외 민주당 대선 후보군으로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이 거론된다. 여기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등판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가상 후보였다. 다만 오바마 여사는 그간 대선 출마 의향이 없다고 수차례 밝혀왔고, 다른 민주당 후보들 역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저녁부터 상하원 의원들과 접촉하는 등 사실상 선거 운동에도 나선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 대선캠프 역시 캠프 명칭을 '해리스를 대통령으로'로 변경했다.

한편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CNN 방송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11월 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이기기 쉬운 상대"라고 평가절하했다. 현지 언론들은 민주당 대권 후보들이 대부분 50대인 점을 언급하면서 78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간 바이든 대통령에게 쏟아냈던 고령 공세를 되돌려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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