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컬처]파리 올림픽에 디바가 강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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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뒤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1971년생인 그녀는 2015년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회복과 악화를 거듭하며 투병하다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머라이어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이 먼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뒤에 등장했음에도 셀린 디온은 밀리지 않는 입지를 구축했다.
셀린 디온이 파리 올림픽 개막식 공연에 초대받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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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동안 희귀병과 사투중
올림픽개막식 공연 무대 초대받아
유명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뒤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소위 베르테르 효과다. 자살이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스타의 사망 소식은 영혼에 생채기를 낸다. 며칠 전 들려온 섀넌 도허티의 사망 소식이 나에게 그랬다. 그녀가 누군지 모르는 분도 많을 것 같아 간단히 설명하면, 1990년대에 우리나라에서도 꽤 인기 있었던 미국 드라마 ‘베벌리힐스의 아이들’의 청춘스타였다. 이 드라마가 얼마나 인기 있었냐면, 1990년부터 2000년까지 10년 동안 10개의 시즌으로 이어질 정도였다. 1971년생인 그녀는 2015년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회복과 악화를 거듭하며 투병하다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학창 시절 나에게 섀넌 도허티는 ‘예쁜 미국 누나’의 상징과도 같은 배우였다. 같은 맥락으로 팝가수 중에서는 역시 1971년생인 티파니가 그랬다. 한 살 많은 데비 깁슨과 라이벌 구도로 활약했던 그녀는 사춘기처럼 몇 년의 짧은 전성기를 누리고 1980년대와 함께 저물었다. 비슷한 시기에 청춘스타 이미지가 아닌 노래 실력으로 팝 시장을 점령한 세 명의 여자 가수가 등장했는데 아직도 ‘3대 디바’로 불리는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셀린 디온이다. 타고난 성량과 절정의 기교 그리고 최고의 작곡가들과 함께한 명곡들까지, 당시 팝 팬들에게 귀 호강을 선물해준 가수들이었다. 셋의 음색과 창법이 모두 다른 점도 행운이었다.
머라이어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이 먼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뒤에 등장했음에도 셀린 디온은 밀리지 않는 입지를 구축했다. 실력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상업적인 성과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는데,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손꼽히는 ‘타이타닉’ 주제가를 부른 후 한 줌의 논란마저 잠재웠다. 몇 년 전, 그런 그녀가 ‘강직인간증후군’이라는 희귀병에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져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격렬한 통증과 경련이 계속되다가 심한 경우 몸이 완전히 굳어버린다는 무서운 병과 싸우는 투병기는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되었다. 영상을 보기만 해도 끔찍한 고통이 전해지는 것 같은데, 그녀는 무려 17년 동안 병과 싸우는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며칠 전, 또 하나의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셀린 디온이 파리 올림픽 개막식 공연에 초대받았다는 것이다. 병세가 심해진 후 콘서트를 취소한 적도 많기에 과연 참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만 그녀가 정말로 무대에 선다면, 역대 올림픽 최고의 개막식 공연이 될 것이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 유명한 구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올림픽의 본령은 한계를 넘어서려는 도전이다. 온몸이 굳어가는 병과 싸우는 셀린 디온이 무대에 서서 ‘My heart will go on’을 부르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그 어떤 종목의 결승 장면보다 더 감격스럽지 않을까? 그 어떤 금메달보다 값지지 않을까? 이미 불멸의 러브송 지위를 획득한 그 노래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넘어, 또 다른 차원의 감동을 획득하게 될 것이다.
다큐멘터리에서 셀린 디온은 이렇게 말한다. “달릴 수 없다면 걸을 겁니다. 걸을 수 없다면 기어갈 겁니다. 저는 멈추지 않습니다. 제 인생의 지휘자는 바로 제 목소리입니다.”
위대한 디바 셀린 디온이 만들어 낼, 음악과 스포츠가 하나 될 무대를 간절히 기다린다. 독자님들도 함께 응원하고 기대해주시길.
이재익 SBS 라디오 PD·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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