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 ‘해리스 vs 트럼프’ 재편…성·인종·출신 등 완전대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의 사퇴를 선언하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대선 구도가 재편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쪽으로 급속히 기울던 대선 구도가 앞으로 기존과 달리 판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직 사퇴를 전격 발표하면서 11월 5일 대선은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재선을 추구하는 게 내 의사였지만, 난 내가 물러나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서 내 의무를 다하는 데 오로지 집중하는 게 내 정당과 나라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또 다른 엑스 글에서 “오늘 나는 카멀라가 올해 우리 당의 후보가 되는 것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와 추천을 표명하고자 한다”며 “민주당원 여러분, 이제 함께 힘을 합쳐 트럼프를 이겨야 할 때다. 이를 해내자”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엑스에 올린 성명을 통해 대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며 이 (대선후보)지명을 받고 승리하는 것이 나의 의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시키며,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어젠다를 물리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 대선캠프는 명칭을 '해리스를 대통령으로'로 이름을 변경했으며 민주당 전국위도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출마를 반영해 관련 서류를 변경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 구도는 전 세계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고령의 백인 정치인이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나이, 성별, 인종, 출신 등 대부분의 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크게 대비가 된다는 점에서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지난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선에서 맞붙었던 것에 이어 8년 만에 남녀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게 됐다.
그간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정부에서 낙태 권리문제와 관련해 전면에서 대(對)트럼프 공격수 역할을 해왔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권을 옹호하면서도 ‘낙태’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면 미국 대선에서 낙태 문제를 둘러싼 전선이 더 선명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낙태 문제는 민주당 및 진보 진영을 결집할 수 있는 핵심 이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 안팎의 예상을 깨고 전국 단위의 낙태 금지를 공약하지 않고 연방 대법원 판단 취지에 맞게 각 주(州)가 알아서 판단하도록 둬야 한다는 '로우키'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후보직 사퇴 논란을 증폭시킨 지난달 27일 TV 토론 직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부통령직의 '한계'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CNN방송·SSRS 조사(오차범위 ±3.5%) 45%대 47%, 로이터·입소스 조사 42%대 46%로 격차는 오차범위(오차범위 ±3.5%) 내였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선언 직후 CNN과 한 통화에서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했다.
NBC 방송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 대비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바이든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나은 경우도 있으며 실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경우 여론조사 수치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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