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코나' 배터리로 가동하는 승강장...태양광으로 전력 생산
울산에 전기차 '코나'의 폐배터리를 전력으로 쓰는 시내버스 승강장이 등장했다. 전기차에서 쓰던 배터리를 재가공해 도심 공공시설에 활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울산시 북구에 따르면 코나 폐배터리를 전력원으로 쓰는 스마트 승강장은 북구청 남문 앞 강동 방면에 있다. 북구가 4700만원을 들여 지난달 설치, 한달여간 효율 등 점검 후 이달 중순부터 시민에게 정식 개방했다. 1350㎡ 크기의 스마트 승강장은 KTX역 플랫폼에 있는 승객 대기실처럼 사방이 유리문이다. 여름엔 에어컨, 겨울엔 난방이 자동 작동한다. 휴대폰 충전기와 승객용 온열 의자, 자동문, 에어커튼, LED 조명도 있다.
스마트 승강장에서 쓰는 전력은 8kWh짜리 코나 폐배터리를 통해 나온다. 이를 위해 북구는 가로 180㎝ 세로 230㎝ 폭 3㎝ 직사각형 모양의 코나 폐배터리가 들어간 제어판넬을 승강장 오른쪽 벽에 붙였다. 배터리는 승강장 지붕에 설치한 가로 20㎝, 세로 10㎝ 크기 태양광 패널 6개로 충전한다. 태양광이 전력을 모아 폐배터리에 저장하고 이를 스마트 승강장 주전력으로 쓰는 방식이다. 폐배터리 전기 저장량이 부족할 때는 태양광에서 바로 승강장에 전기를 공급하기도 한다.
울산 북구 관계자는 "일반 승강장에서 냉난방기를 돌리고, 온열의자 등 전력을 쓰면 1년에 1187kWh, 175만원 정도 전기료가 발생하는데, 스마트 승강장은 400여kWh를 사용하면서 6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면서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에 더해 60% 이상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나 폐배터리 재활용은 북구 공무원과 울산지역 소재 전기차 폐배터리 가공업체 '인터맥'측 아이디어다. 지난 1월쯤 북구 교통행정과 배형식 팀장이 업무상 알고 있던 인터맥 천성관 대표에게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한 스마트 승강장을 만들 수 있을까"라고 하자, 천 대표가 "폐배터리 활용 기술을 접목해 가능할 것 같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이후 실제 모델 설계가 나왔고, 지난 4월 북구와 인터맥은 공동으로 특허출원까지 마쳤다.
북구는 스마트 승강장을 더 늘릴 예정이다. 2027년까지 3년간 기존 시내버스 승강장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38개까지 더 만들 계획이다. 배 팀장은 "스마트 승강장 에너지 사용량 등 데이터를 축적해 인공지능(AI) 시스템까지 갖추면 도심 각 승강장 상황에 맞게 디지털로 통합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력 효율이 높은 스마트 승강장을 박람회 등에 꾸준히 출품해 다른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기업 공장이 밀집한 울산은 전력 생산과 이를 활용한 에너지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건설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11일 분산에너지 지원센터를 개소한 데 이어, 최근엔 정부로부터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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