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바이든 사퇴로 단기 변동성 지속될 것…2분기 실적이 구원투수"
단기 등락 트레이딩 기회
가상자산은 수혜 전망돼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슈로 당분간 국내 증시에 단기 변동성 구간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발(發) 변수가 국내 단기 수급 변수와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겠지만 그 시간이 길지 않고 오히려 이러한 단기 등락 흐름이 트레이딩 측면에선 투자 기회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또 2분기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대선에 따른 국내 증시 변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스피는 22일 오전 9시 4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7.32포인트(-0.98%) 떨어진 2768.14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지수는 4.47포인트(0.16%) 하락한 2790.99에 출발해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553억원, 174억원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만 홀로 952억원 순매수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1.92포인트(-1.44%) 떨어진 816.80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주(15~19일) 코스피는 한 주 동안 61.54포인트(2.15%) 내린 2795.46에 장을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습 영향, 미 반도체주 약세 등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는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결국 2800선을 내준 채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선 미국 대선 직전에 변동성이 커지는 흐름에 대비해 시장에 방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은 미국 대선 직전에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고, 지금도 그 과정이다. 당분간 시장에 방어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기정사실화에 따른 ‘트럼프 트레이딩’에서 ‘누가 될지 알 수 없다’라는 기존의 대선 국면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대선 이슈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민주당 후보 교체가 이뤄졌지만 선거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단기 변동성은 지속되겠지만 그 시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봤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로 나온다고 해서 선거 판도가 흔들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 가능성이 훨씬 높다"면서 "이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발언의 증시 영향력이 높은 구간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조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의 증시 영향력이 높은 구간이 이어질 수 있으나 증시를 끌어내리는 이유로 작용하게 되는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 부장은 "정치적 이슈, 이벤트가 글로벌 금융시장, 주식시장의 추세와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는 11월 미국 대선까지 다양한 정치적 이슈와 이벤트에 대한 불확실성, 대선 결과에 따른 등락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펀더멘털 흐름"이라고 짚었다.
증권가에선 최근의 조정 장세를 끝낼 수 있는 요소로 실적 시즌을 꼽았다. 조 연구원은 "현재의 조정 장세를 빠르게 끝내줄 수 있는 요소는 이번 주에 더욱 본격화될 실적 시즌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 부장도 "본격적인 2분기 실적 시즌 도래와 함께 지난주 급락을 극복하는 강한 반등세를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트레이드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엇갈렸다. 트럼프 트레이드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관된 자산이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김대준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에선 IT와 커뮤니케이션 등 기존 주도 주의 낙폭이 커졌지만 공화당 수혜주로 볼 수 있는 에너지, 금융, 산업재 등이 선방했다"며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세부적으로 방위산업, 건설, 조선 등 산업재와 통신, 음식료, 건강관리 등 방어 주의 성과가 양호했다"고 짚었다.
조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크게 유리한 상황에서 수혜주 플레이는 대선까지 계속 유효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혜 예상 섹터로는 조선, 제약·바이오, 철강·비철 등을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 선언으로 트럼프 트레이드가 약화하면서 코스피가 다시 2800선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증시에서 트럼프 트레이드의 피해주였던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가 반등을 시도하며 코스피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부장은 "향후 코스피는 2800선 전후의 지지력을 바탕으로 2900선 돌파 시도에 나설 것"이라며 "핵심 업종으로는 바이든노믹스 수혜, 트럼프노믹스의 피해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성장주(이차전지+인터넷)를 제시한다"고 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바짝 다가감에 따라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트럼프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트럼프 수혜 테마로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며 "이에 최근 주식시장 급락과 반대로 비트코인의 경우 주말 간 6만7000달러선을 넘어서며 뚜렷한 반등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90.2원)보다 2.2원 내린 1388.0원에 출발했다. 이 시각 현재 3.30원 떨어진 1388.20원을 기록 중이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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