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리빙관 고가상품 잘나가네"…그릇계 '에루샤' 뭐길래
고물가에도 백화점 리빙관(생활용품관)에서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이 잘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올해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침대와 소파 등 가구를 비롯해 조명, 스피커, 그릇 등 고가 상품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의 상반기 하이엔드(고급) 침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1% 늘었다. 이는 신세계백화점의 침대 전체 매출 증가율(9.7%)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대표 브랜드로는 스웨덴의 명품 침대 '해스텐스'와 '덕시아나', 영국 왕실 침대로 알려진 '바이스프링' 등이 있다. 해스텐스는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쓰는 10억원대 침대로도 유명하다. 매장에는 1000만원대부터 1억원대에 달하는 상품이 진열돼 있다.
신세계백화점 고급 식기도 올해 상반기 매출 증가율이 23.1%를 기록했다. 강남점은 지난달 160년 전통의 프랑스 도자기 브랜드 베르나르도를 입점시키면서 그릇계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BBC'(바카라·베르나르도·크리스토플)를 한 공간에 선보였다. 바카라는 프랑스 크리스털 브랜드로 대표 상품인 아코어 1841 글라스는 50만원대에 달한다. 은식기로 유명한 프랑스 브랜드 크리스토플의 무드 아시아 6인 세트는 300만원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질 높은 수면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침대가 인기를 얻고 있다"며 "그릇도 자기만족과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는, 소장 가치 높은 전통 있는 브랜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올해 상반기 프리미엄 오디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 잠실점에는 지난해 12월 '바워스앤윌킨스'가 문을 연 데 이어 지난달에 'JBL 럭셔리', '제네바' 매장을 열었다. 인기 상품인 바워스앤윌킨스의 스피커 801 대표 모델은 6000만원대에 이르고, 805 모델의 경우엔 1000만원대다. 상반기에는 1억원 초반대 세트가 팔리기도 했다.
명품 수입 가전 매출 증가율은 15%대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유명한 호주 브랜드 '브레빌', 독일의 가전 브랜드 '가게나우'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보급형 가전은 핵심 기능에만 중점을 두지만 프리미엄 가전은 디자인과 추가 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최근 가전을 공간에 개성을 더하는 오브제로 활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근 현대백화점에서는 이탈리아 주방가전 브랜드 '피아바' 냉장고가 판매되기도 했다. 냉장과 냉동, 와인셀러(와인 보관) 기능이 갖춰진 제품으로 가격대는 5000만원 중반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리빙 제품은 매일 눈에 보이는 품목인 만큼 가격을 떠나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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