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양육 당연하지"…미국 MZ, 이젠 계산기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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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자녀를 갖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젊은층이 늘면서 저출산 문제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청년들이 자녀 가지는 것을 고민하는 원인으로 자녀 양육에 대한 비용과 자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점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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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자녀를 갖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젊은층이 늘면서 저출산 문제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청년들이 자녀 가지는 것을 고민하는 원인으로 자녀 양육에 대한 비용과 자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점 등을 꼽았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합계출산율은 2023년 기준 1.62명으로 전년보다 2% 하락하며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2022년 기준 1.51명)을 웃돌고 세계 최저 수준인 한국(2023년 기준 0.72명)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지만, 출산율 하락이 지속되면서 미국에서도 저출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WSJ은 텍사스대의 인구통계학자 딘 스피어스의 분석을 인용, 평생 자녀를 갖지 않는 이들이 늘어난 게 35∼44세 여성 연령대 평균 출산율 감소 현상의 3분의 2를 설명한다고 소개했다. 과거보다 출산 연령대가 높아지거나 이전보다 아이를 적게 낳아서라기보다는 아이를 아예 낳지 않는 여성이 늘어난 게 최근 저출산 현상의 주된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출산 연령대가 점차 높아지며 여성의 출산이 시기가 미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2022년 한 해 아이를 출산한 미국 여성의 80%는 35세 미만이었다.
아나스타샤 버그와 레이철 와이즈먼은 최근 낸 공동 저작 '자녀란 무엇인가'를 통해 과거엔 자녀 양육에 대한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양육을 그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지만, 젊은 세대는 자녀를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로 여긴다고 분석했다. 개인적·직업적 야망과 비교했을 때 자녀 양육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값어치 없다고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해 뉴올리언스에 사는 베스 데이비스(42)는 "지금 내 삶의 활력을 망치고 싶지 않다. 특히 내게 100% 의존해야 하는 누군가를 위해서라면 더더욱 그렇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밀레니얼 세대의 새로운 관념을 설명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다만 자녀 양육에 들어가는 기본비용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지만, 자녀에게 더 많은 기회와 경험을 제공하려는 욕구가 늘어난 게 젊은 세대의 양육 부담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메릴랜드대에서 아동과 가족을 연구하는 경제학자 멜리사 키니는 "사람들은 양육비가 더 비싸졌다고 얘기하지만, 양육비 증가의 많은 부분은 부모들이 양육에 더욱 집중하면서 그에 따라 지출을 늘린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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