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스위트홈’, 호평 대신 의미 챙겨 떠났다

장주연 2024. 7. 2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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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제공
‘스위트홈’이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시즌3를 지난 19일 공개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또 한 번 혹평이 이어졌지만, 글로벌 시장에 K크리처를 알렸다는 나름의 유의미한 성과는 챙겼다.

‘스위트홈’은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을 배경으로 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시즌3는 ‘스위트홈’의 마지막 이야기로 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맞이하게 된 세상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이들의 사투를 그렸다.

◇시즌3, 초반 화제성 몰이는 성공

시즌제인 만큼 초반 화제성을 잡는 데는 성공했다. 21일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스위트홈’ 시즌3는 공개 당일 ‘넷플릭스 TV 쇼 부문 톱10’ 7위를 차지했다.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은 국가는 국내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으로 전체 1위에 올랐다.

다만 작품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렸는데 호평보다는 혹평이 주를 이룬다.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란 이응복 감독의 말처럼 시즌3에서는 앞서 흩어졌던 캐릭터들이 각자의 목적을 들고 하나둘 스타디움으로 돌아온다. 눈길을 끄는 캐릭터는 죽은 줄 알았던 이은혁(이도현)과 직전 시즌에서 분량이 실종됐던 차현수(송강). 이은혁은 ‘신인류’로 등장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고, 차현수는 내면의 괴물에 잠식된 흑화한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마주한다. 두 캐릭터의 부활 혹은 폭주는 단연 이번 시즌의 공통된 호평 포인트다. 

반면 시즌2의 패착으로 꼽혔던 산만함은 여전하다. 그간 펼쳐놓은 방대한 이야기를 한꺼번에 회수하려다 보니 밀도 유지에 실패했다. 무분별하게 키워둔 세계관 속 수많은 인물의 이야기가 산발적으로 펼쳐지면서 시청자들의 집중력을 흩트린다. 서사의 깊이보다 확장을 택했으니 개연성 부족을 느끼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잔인한 연출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다. 그로테스크하다기보단 고어물 특유의 잔인함에 가깝다. 극단적 자극에 단련된 관객이라면 즐길 수 있겠지만, 평소 스플래터 무비를 즐기지 않는 시청자라면 부대낄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인간성’이란 시리즈 고유의 메시지도 휘발됐다. 실제 ‘스위트홈’ 시즌3 오픈톡에는 “의리로 끝까지 봤다”, “메시지는 없고 잔인하기만 함”, “개연성 1도 없음” 등 부정적인 시청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스위트홈’ 시즌3 스틸 / 사진=넷플릭스 제공
◇K크리처→대세 배우 탄생

그럼에도 ‘스위트홈’은 유의미한 작품으로 기억될 만하다. 특히 전 세계에 K크리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난 2020년 12월 공개된 ‘스위트홈’ 시즌1은 해외 13개국 ‘넷플릭스 TV 쇼 부문 톱10’ 1위에 올랐으며 70개국 톱10에 랭크됐다. 동시에 한국 시리즈물 최초로 미국 톱10에 진입, K크리처물의 탄생을 알리며 K콘텐츠 확산에 일조했다.

이는 넷플릭스 내 K콘텐츠 장르 확장으로도 이어졌다. ‘스위트홈’으로 쌓은 K크리처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에 시각특수효과(VFX)를 비롯한 기술적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기생수’, ‘지옥’, ‘경성크리처’ 등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게 넷플릭스 측 설명이다. 즉 ‘스위트홈’이 넷플릭스 K크리처물의 주춧돌인 셈이다. 

신예 발굴 역시 ‘스위트홈’이 일군 성과 중 하나다. ‘스위트홈’이 시작할 때만 해도 송강, 이도현, 고민시, 박규영, 고윤정 등은 인지도가 거의 없는 신인 배우들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이들은 이후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고, K콘텐츠를 이끄는 주역이자 대세 배우로 승승장구했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를 담당하는 이기오 디렉터는 “‘스위트홈’은 ‘오징어 게임’이 나오기 전 공개된 작품이었다”며 “놀랍고 즐거운 경험이었고 (넷플릭스의) 성장의 계기가 된 작품이다. 얻은 게 많다. 특히 좋은 이야기를 만들면 어디서든 사랑받을 수 있다는 목표 의식을 깨닫게 한 뜻깊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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