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해리스 중심으로 결집…조기 당 통합 시험대

전웅빈 2024. 7. 22.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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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에서 물러나면서 민주당은 차기 주자 선정을 놓고 새로운 긴장에 휩싸였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지지 선언으로 가장 유력한 위치에 올랐고, 대선 캠프도 재빨리 그를 중심으로 조직 개편에 나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당 안팎의 지지를 통합해 혼란을 조기에 매듭지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은 민주당에 두 번째 위기를 촉발했다”며 당이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할 것인지, 다른 후보를 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것인지 기로에 서게 됐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단순 지명을 통해 후보직을 넘길 수 없다. 대선 후보는 다음 달 19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공식 확정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경선에서 물러난 만큼 민주당 대의원들은 지지후보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상태다.

현재로서는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받은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바이든 대통령 대선캠프는 명칭을 ‘해리스를 대통령으로’로 변경했고, 민주당 전국위도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출마를 반영한 서류를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제출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지명되면 그동안 민주당 대선 캠프인 ‘바이든-해리스 캠프’가 보유한 9600만 달러 상당 기부금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 발표 이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 앤디 킴 하원의원 등이 지지에 동참했다. 엘라자베스 워런, 태미 볼드윈 등 최소 26명의 상원의원도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직을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흑인 의원 연합, 히스패닉 의원 연합도 해리스 부통령을 민주당 후보로 지지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 전·현직 위원 수십 명도 해리스 부통령을 당 후보로 지지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CNN은 “해리스는 첫 흑인 여성이자 아시아계 미국인 후보가 될 수 있다”며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해리스 부통령의 확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지난 3년 반 동안 뚜렷한 업무 성과를 내지 못해 정치적 존재감이 낮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해리스 부통령 경쟁자가 등장하면 민주당은 대의원 투표를 통해 과반 득표자를 가려야 한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최근 캘리포니아 지역 하원의원들에게 “교체 후보는 승계가 아닌 경선으로 선출돼야 한다”며 일반 유권자에게 투표권을 주는 국민 참여식 경선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민주당을 탈당했던 조 맨친 상원의원이 대선 출마를 위해 민주당에 다시 입당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당대회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에 불과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민주당 대의원 명단에 대한 접근권은 전국위 당직자들과 해리스 캠프만 접근이 가능한 상태여서 제3 후보가 선거 운동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해리스 부통령과 경쟁할 후보군으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주자가 될 경우 러닝메이트 후보군에도 포함된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비범하고 역사를 만든 대통령이었다.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사심 없는 대통령 중 한 명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뉴섬 주지사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 사퇴하더라도 자신은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휘트머 주지사도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를 이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훌륭한 공직자”라며 “이번 선거에서 내가 할 일은 변함없이 민주당 후보를 선출하고, 백악관 권한을 남용해 자신의 치부를 해결하려는 유죄 판결 중범죄자 트럼프를 미시간주에서 막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발표를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우리는 앞으로 미지의 바다를 항해할 것이다. 당 지도자들이 뛰어난 후보가 등장하는 과정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굳은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관대하고 번영하며 단결된 미국에 대한 조 바이든의 비전은 8월 전당대회에서 온전히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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