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도 탈출” “노예 벗어나라” 대북 확성기 들어보니

김진욱 2024. 7. 2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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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이 2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모든 전선에서 전면 시행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에는 "외교관도 탈출하고 있다" "노예의 삶에서 벗어나라" 등 북한 정권에서 민감해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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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 접경 지역에 고정식 대북 확성기로 추정되는 구조물이 설치돼 있는 모습. 뉴시스

국군이 2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모든 전선에서 전면 시행했다.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에는 “외교관도 탈출하고 있다” “노예의 삶에서 벗어나라” 등 북한 정권에서 민감해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국방부 산하 ‘자유의 소리’에서 내보낸 대북 확성기 방송 내용에는 “최근 다수의 북한 외교관이 탈출하고 있다” “북한 외교관은 ‘넥타이를 맨 꽃제비’(양복만 입었지, 빈곤한 것은 북한 내 거지를 가리키는 꽃제비와 다름없다는 의미)라고 불리며 북한 정권을 위한 자금을 상납하며 노예처럼 생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넥타이를 맨 꽃제비는 지난해 말 북한을 탈출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참사가 자신의 처지를 빗대며 쓴 표현이다.

이 밖에 대북 확성기 방송은 폭발로 사망 사고가 빈번한 북한군의 지뢰 매설 작업을 비판하고 한국 정부가 최근 ‘북한 이탈 주민의 날’을 제정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또 북한 이탈 주민 최초로 변호사·회계사 등과 함께 8대 전문직으로 꼽히는 김옥순 씨를 소개하고, 트로트 가수 장윤정의 곡 ‘올래’를 내보내기도 했다.

군 당국은 대북 확성기를 총 40개 보유하고 있다. 고정식 24개, 이동식 16개다. 방송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북한의 3대 세습 체제의 불합리성을 지적하고 자본주의 체제의 우수성을 알리는 내용이 지속해서 담긴다. 지금까지는 중부·서부·동부 전선에 배치된 고정식 확성기를 차례대로, 제한적으로 방송했지만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그만둘 때까지 지속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집중 호우로 한국뿐 아니라 북한 주민에게도 큰 피해가 있는데 북한군은 저급하고 치졸한 행위(대남 오물 풍선 살포)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북한군이 자행하는 긴장 고조 행위는 치명적 대가로 돌아갈 수 있다. 이런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정권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는 입장을 냈다.

합참은 “국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 태세 하에 북한군의 활동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면서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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