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배터리 제조공법으로 고객가치 더욱 높일 것”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CTO, 2028년부터 게임 체인저 ‘건식 전극 공정 상용화’ 밝혀
“LG에너지솔루션은 건식 전극 공정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자신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 CTO(최고기술책임자) 김제영 전무는 이달 4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중 건식 전극 공정 분야의 기술력은 LG에너지솔루션이 최고로 이미 약 10년 전부터 (관련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며 ‘기술 리더십’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 전무는 이어 “올해 4분기 중 LG에너지솔루션의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인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건식 전극 공정 파일럿(시험생산) 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2028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건식 전극 공정 상용화 시점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식 전극 공정은 비용과 시간 등 모든 면에서 배터리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제조 공법이다. 누가 먼저 상용화에 성공하는지에 따라 제조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배터리 업계에서는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건식 전극 공정 도입은 곧바로 배터리를 넘어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과 직결되는 기술인만큼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LG에너지솔루션의 ‘고객가치 역량’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배터리는 건식이 아닌 습식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있다. 습식은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녹인 유기용매를 200도 이상에서 건조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건식 공정은 고체 파우더를 활용하기 때문에 이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설비·공정비용을 아낄 수 있고 제조시간·공간 등 배터리 생산 전반에 걸친 모든 면에서 비용 혁신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한·중·일 주요 배터리 업체들은 건식 전극 공정 관련 연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 중인 건식 전극 공정은 입자 크기에 상관없이 음극과 양극 모두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입자 크기가 작은 양극에 건식 전극을 적용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까다로워 고도의 연구개발(R&D) 역량이 필요하다.
“건식 전극 도입 시 제조비용 최대 30% 절감 효과”
김 전무는 “건식 전극을 도입하면 배터리 제조비용을 17%에서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실화된다면 배터리 가격 경쟁력을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같은 신공법을 적용해 압도적인 시장 경쟁력을 확보,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청주시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건식 전극 공정을 먼저 도입한 뒤 글로벌 사업장으로 기술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마더 팩토리로 지정하고 육성 중인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선 차세대 배터리 설계 및 공정 기술의 검증, 신규 제품의 단순 시험 생산부터 양산성 검증까지 모두 이뤄진다.
LG에너지솔루션이 1992년 국내기업 중 가장 먼저 2차 전지 관련 연구를 시작해 30년이 넘는 오랜 업력을 보유, 배터리 산업의 선도기업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소재, 공정, 팩/BMS 등 광범위한 분야의 핵심 기술 대부분을 선점하고 있다. 이미 배터리 제조에 상용화돼 쓰이고 있는 1세대 기술부터 첨단 3세대 기술까지 4월 말 등록기준 3만3000여 건, 출원 기준 6만여 건에 이르는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를 회피해 배터리를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다”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는 수많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OEM)들과 협력하면서 고객들이 요구하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R&D에 지속해서 투자해온 결과다.
차별화된 기술 리더십으로 30여 년간 업계 선도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기술 리더십 구축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 사업 준비 등 3대 중점 계획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먼저 건식 전극 공정 외에도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 리더십을 구축한다. 프리미엄 제품인 하이니켈(High-Ni) NCMA 제품 역량을 높여 경쟁 우위를 지속하는 한편, 중저가 시장 공략을 위한 고전압 미드 니켈(Mid-Ni) NCM,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기술 개발도 가속화해 모든 영역에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제품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한다. 소형전지 부문에선 올해 하반기 46-시리즈, ESS 사업에선 LFP 제품의 시장 공급을 본격화하고 통합 솔루션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외부 리스크에도 흔들림 없는 구조적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 원재료 직접 조달 영역 확대 및 기술 개발로 주요 소재 전환, 공급망 직접 투자 강화 등을 통해 근본적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 여기에 스마트팩토리 기반으로 생산성·품질을 높여 고정비를 절감하고, 물류비·유틸리티 등 운영비용도 합리화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 산업 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 2027년 리튬황 전지 양산 등을 목표로 차세대 전지 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다. 신규 스태킹 기술 기반 제품도 올해부터 양산에 본격적으로 적용한다. 리사이클 사업에서도 각 지역별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구체화해 자원순환체계를 구축해 메탈 재활용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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