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싫다" 38㎜ 폭우에 중랑천 뛰어든 여성…온몸 던져 살렸다
시간당 100㎜의 비가 내린 18일, 물이 불어난 중랑천에 뛰어든 50대 여성이 경찰에게 무사히 구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고 당시 이 여성은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시민들 만류에도 물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7시 17분쯤 서울 중랑경찰서 중화지구대 최영환 경위(45)와 이시은 순경(32)은 “중랑천으로 한 여성이 들어가고 있다”는 시민 신고를 접수하고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서울 전역에 기상청 호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중랑구에는 시간당 100㎜ 폭우가 내리고 있었다. 중랑천 수위가 상승해 동부간선도로 양방향 교통과 산책길 모두 전면 통제됐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50대 여성 A씨(57)는 이미 가슴까지 물에 잠긴 상태였다. 그는 “살기 싫다”며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려 하자 최 경위는 망설임 없이 맨몸으로, 물속에 뛰어들었다.
폭우로 수위가 올라간 상태에서 유속이 빨라 구조하기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최 경위는 신속하게 대응해 무사히 A씨를 물 밖으로 구조했다. 신고 접수 4분 만이다.
뒤이어 119 구급대가 도착했고 A 씨는 건강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무사히 가족에게 인계됐다.
최 경위는 “당시 상황이 너무 급박했고 여성이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갈 우려가 있어 다른 방법이 없었다”면서 “무섭다기보다는 무조건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다”고 밝혔다.
기상청 지역별상세관측자료(AWS)에 따르면 이날 신고가 접수된 오전 7시17분 기준 중랑구 지역은 38㎜의 비가 쏟아졌다. 중랑천 월계 1교 지점 수위는 하천 통제 수위를 넘어서는 16m까지 올라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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