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감기인 줄 알았더니…‘급성 신우신염’ [헬스]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4. 7. 2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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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다녀왔는데…오한에 허리 통증
급성 신우신염으로 인한 허리 통증은 등 쪽 갈비뼈와 척추가 만나는 ‘늑골척추각’ 부위에서 느껴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30대 직장인 여성 A씨는 최근 수영장을 다녀온 후 고열과 허리 통증을 겪었다. 여름 감기라고 생각한 A씨는 감기약을 수일간 먹었다. 하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고, 옆구리 통증까지 더해졌다. 병원을 찾은 A씨는 감기가 아닌 ‘급성 신우신염’ 진단을 받았다.

급성 신우신염은 콩팥(신장)이 세균에 감염돼 발생한다. 많은 사람이 모인 수영장이나 목욕탕을 다녀온 뒤 걸리는 경우가 많다. 주요 증상으로는 고열과 허리 통증이 있다. 일반 근육통에 의한 허리 통증은 골반 바로 위에서 느껴지는 게 보통이다. 반면 급성 신우신염으로 인한 허리 통증은 등 쪽 갈비뼈와 척추가 만나는 ‘늑골척추각’ 부위에서 발생한다. 신장이 늑골척추각 부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상을 완벽히 구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단순 감기 등으로 오인하기 십상이다. 김경종 세란병원 비뇨의학과 부장은 “급성 신우신염 증상이 감기 몸살과 비슷하기 때문에 감기약으로 응급 처치를 하거나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염증이 심해져 신장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증상 구분 어렵다면 ‘배뇨 통증’ 살펴야

전문가들은 증상 구분이 어렵다면 ‘배뇨 통증’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배뇨 시 통증이 느껴진다면 감기가 아닌 급성 신우신염 가능성이 높다는 것. 배뇨한 뒤 또 소변을 보고 싶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때도 급성 신우신염을 의심해야 한다. 급성 신우신염은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따라서 배뇨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병원을 찾으라는 조언이다.

급성 신우신염은 일찍 치료하면 2~3일 안으로 금방 좋아지는데, 치료가 늦어지면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패혈증은 핏속에서 균이 자라는 병으로 사망률이 50% 이상인 무서운 병이다.

초기 급성 신우신염은 1~2주간 먹는 항생제로 완전 치유가 가능하다. 다만 위장 장애로 먹는 항생제를 복용하지 못하거나 신체 전반에 걸쳐 증상이 심한 경우, 혹은 환자가 고령일 경우 입원해 주사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필수다. 특히 여름은 땀으로 인해 몸속 수분이 부족할 수 있어 하루 2ℓ 이상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만약 급성 신우신염 혹은 요로 감염 등을 반복적으로 앓는 경우 ‘만성 신우신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 신우신염은 CT나 초음파 검사를 해보면 신장 피질에 흉터가 생겨 신장이 울퉁불퉁하게 보인다. 이 경우 신장 기능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법은 단순하다. 소변을 오랜 시간 참거나 꽉 끼는 속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수영장이나 바닷물에 들어갔다 나온 후, 야외 활동 후 땀을 많이 흘렸다면 반드시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충분한 물을 수시로 섭취하고 통풍이 잘되지 않는 옷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8호 (2024.07.10~2024.07.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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