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흙투성이 유니폼… 400번째 베이스 훔쳐낸 LG 박해민
'람보르미니' 박해민(34·LG 트윈스)이 400도루 고지를 밟았다. KBO리그 통산 5번째 대기록이다.
박해민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8회 말 2사 1루에서 2루를 훔쳤다. 이어 3루 도루에도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만 도루 3개를 추가한 박해민은 통산 400호 도루를 기록했다. KBO리그 사상 400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전준호(549개), 이종범(510개), 이대형(505개), 정수근(474개), 박해민까지 5명이다.
박해민은 2012년 한양대를 졸업하고, 삼성 라이온즈 육성선수로 입단해 이듬해 1군 무대에 처음으로 섰다. 2014년 주전선수로 우뚝선 박해민은 빠른 발을 살려 36개의 베이스를 훔쳤다. 이후 11시즌 연속 20도루 이상을 기록했다. 2015~18시즌 4년 연속 도루왕에 오르기도 했다. 통산 도루 성공률도 78.13%로 훌륭하다.
경기 뒤 만난 박해민은 "아무래도 3루 도루 때는 하나 남은 걸 알아서 빨리 달성하고 싶어 시도했다"며 "홈에서 달성하고 싶은 것도 있고, 아홉수 같은 것도 생각돼서 뛰었다"고 말했다. 최근 박해민이 살아나면서 LG도 5연승의 상승세다. 팀이 이기면 가장 좋지만, 선수가 활약하면서 이기면 리프레시할 수 있다"고 했다.
박해민은 지난 두 시즌 동안은 24개, 26개에 그쳤다. 올해는 절치부심해 초반까지 빠르게 20개를 넘어섰다. 그러나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주춤하다 최근 다시 도루 숫자도 증가했다. 박해민은 "내가 할 수 있는 야구가 이런 거다. 중간에 주춤했던 시기도 있었는데, 다시 뛸 수 있는 시기가 된 것 같다. 내 야구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감도 좋아지고 있다. 연습 때도 감이 좋고, 결과물도 나와서 만족한다"고 했다.
타격폼을 바꾸기도 했던 박해민은 "감독님이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셨다. 내가 생각하는 것도 있어 타격폼이 조금 왔다갔다 했는데 면담 이후 좋아졌다. 흔들리지 않고 밀어부치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베테랑 박해민과 김현수가 팀 분위기를 잘 이끌고 있다. 최근엔 주장 오지환도 복귀했다. 박해민은 "지환이가 오자마자 팀에 미안한 마음이 있었던 건지, 라커룸 공기를 밝게 만들려고 했다. '재밌게 하자'고 분위기를 바꿨다"고 전했다.
LG는 케이시 켈리가 20일 경기를 끝으로 팀을 떠나게 됐다. 선수단은 켈리를 떠나보내며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다. 박해민은 "우리도 기사를 통해서 제대로 알게 됐다. 별 얘기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팀에 헌신했던 선수와 시즌 중간에 헤어져서 경기중 선수들도 감정을 억누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며 "켈리는 외국인 선수라기보다는 LG 트윈스의 선수, 에이스였다. 그래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박해민이 앞으로 500도루 고지를 밟는다면 LG에게도 큰 힘이다. 그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으니까, 내후년까지는 하면 좋을 것 같다. 나이는 들어가고 있고, 1루에 나가야 한다. 타격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면 가능할 듯하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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