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이변 없었다…민주당 첫 주말 경선에서 91.7% 압승
반전은 없었다. 막이 오른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당대표 후보는 91.7%(1주차 누적 합계)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독주를 시작했다.
21일 오전 강원 지역 순회경선이 열린 홍천 종합체육관에서 “90.02%”라는 이 후보의 득표율이 발표되자 지지자들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전날 제주(82.5%)·인천(93.77%)에 이어 2위 김두관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했다. 이 후보는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 여러분의 선택에 감사드림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1일 오후 열린 대구·경북 경선에서도 각각 94.73%(대구)과 93.97%(경북)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를 겨냥해 “제왕적 당대표는 안 된다”며 견제론을 펴던 김두관 전 의원의 득표율은 7.19%(1주차 누적합계)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김 후보가 연설하는 동안 지지자들은 객석에서 “배신자가 왔다”고 항의하거나 “이재명 화이팅!”이라고 연호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는 이날 저조한 득표율에 대해 “당내 1%라도 다른 목소리 있다면 그것을 대변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당에선 이 후보가 2년 전 전당대회에서 거둔 역대 최고 득표율(77.77%) 경신이 유력하다고 본다.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 아니라 ‘구대명(90%대 득표율의 이재명)’이라는 신조어도 회자한다. “지난번보다 표를 많이 얻으면 이재명 2기의 동력도 더 커질 것”(중진 의원)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당원대회 현장에서는 “사실상 전당대회는 끝났다”(민주당 당직자), “이 후보가 90%를 유지하느냐가 주목 포인트”(강원 홍천의 한 당원)라는 반응도 나왔다.
당 대표보다 치열한 최고위원 경선은 유일한 원외 인사인 정봉주 후보(21.67%·이하 1주차 누적합계)가 1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어 김병주 후보(16.17%)가 2위, 전현희 후보(13.76%)가 3위를 차지했고, 김민석(12.59%)·이언주(12.29%)·한준호(10.41%)·강선우(6.99%)·민형배(6.13%) 후보 순이었다.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홍천 종합체육관도 행사 전부터 최고위원 후보 지지자들의 응원전이 더 치열했다. 특히 여성 최고위원을 놓고 경쟁하는 전현희 후보와 강선우 후보의 지지층은 체육관 입구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구호를 외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일제히 ‘친명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김병주 후보는 대회장에 들어서는 이 후보의 뒤를 바짝 따라붙어 입장했다. 이어진 연설에서는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전현희 후보), “이재명 대표와 ‘먹사니즘’을 구현하겠다”(이언주 후보), “이재명 대표에게 불리한 언론환경 바로잡겠다”(한준호 후보)는 발언이 이어졌다. 이날 후보들은 ‘이재명’ 이름만 총 74차례 언급했다.
이날 강선우·민형배 후보는 경선 종료 후 이동하면서 이 후보 차에 동승해 이 후보 개인 유튜브에 출연했다. 이번 경선에서 나란히 하위권에 있는 두 후보가 ‘명심(明心·이재명 의중)’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전날 이 후보가 최고위원 후보인 김민석 의원을 초대해 “김 후보는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것이냐”고 하자 다른 최고위원 후보들도 일제히 요청해 성사됐다고 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고위원 후보들의 자극적인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을 완전히 부숴버리고 기어나오지 못하게 해야한다”(김민석 후보)거나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전현희 후보)는 등의 격한 발언이 이어졌다. 한 수도권 의원은 “당원만 좋아하고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발언이 난무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전당대회 종료 후 컨벤션 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전국당원대회에서는 조국 전 대표가 20일 당 대표로 재선출됐다. 단독 출마한 조 전 대표는 이날 실시된 찬반 투표에서 99.9%의 찬성률로 신임 대표에 당선됐다.
홍천=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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