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어디에 둘까요?” 신종 보이스피싱입니다

국민일보 자료 사진

‘010’으로 시작하는 개인 번호로 전화를 해 우체국 집배원이나 신용카드 배송원으로 위장해 돈을 갈취하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이 등장했다. 경찰은 낯선 사람이 제공하는 번호로 전화하지 말고 어떤 경우에도 출처 불명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21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은 “신청한 카드를 어디로 배송하면 되느냐”는 전화에서 시작된다. 전화 속 사기범은 카드를 신청한 적 없다는 피해자에게 “명의가 도용된 것 같다”며 카드사 고객 센터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이 번호로 전화를 걸면 상담원을 사칭한 다른 사기범이 전화를 받아 “명의 도용 여부를 확인하려면 원격 제어 앱이 필요하다”며 설치를 권한다. 이 앱을 설치하면 어떤 번호로 전화를 걸더라도 사기범이 지정한 곳으로만 연결된다.

이 보이스피싱 일당은 금융감독원 직원과 검찰청 검사 등을 사칭해 “수사 대상이 됐으니 범죄 수익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려면 돈을 보내라”고 요구한다. 경찰이 7억원에 이르는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한 A씨의 실제 사례다.

최근 사례에서 확인된 점은 신종 보이스피싱 일당이 피해자에게 새 스마트폰을 개통하라고 요구한다는 것이다. 일당은 새 스마트폰으로만 연락하며 피해자에게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라고 지시한다. 또 은행 등을 방문할 때는 새 스마트폰만 갖고 가라고 명령한다. 은행 직원이나 경찰이 피해자의 스마트폰을 확인하다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속고 있다는 사실이 발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만 신종 보이스피싱 일당은 범죄 마지막 단계에서 “범죄 수익금인지 확인해야 하니 입금하라”고 하는, 기존과 유사한 요구를 해 주의를 기울이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카드 발급 등 본인이 행하지 않은 일을 했다는 전화를 받으면 일단 끊어야 한다”면서 “연락받은 번호가 아닌 해당 기관의 대표 번호나 112에 전화해 보이스피싱 여부를 확인하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