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새 3억 뛴 마래푸 20억"…MZ 선호 ‘마용성’이 집값 끈다
최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서 아파트 신고가가 쏟아진다. 올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시작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최근 ‘마용성’이 끌어올린다. 젊은층의 신축·한강변·직주근접 등 선호에 따라 매매가 급증하면서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연초 이후 서울 자치구별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주간 조사 기준)은 성동구(3.62%), 마포구(2.42%), 용산구(2.40%)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뒤를 이어 서초구(2.30%)와 송파구(2.28%) 순이었고, 강남구(1.59%)는 25개 서울 자치구 중 9번째로 높았다.
연초 대비 상승률만 놓고 보면 ‘마용성’이 ‘강남3구’를 앞지른 것이다. 평균 집값, 주거 인프라 수준이 비슷한 서울의 동작(1.44%)·강동(1.22%)·양천(1.30%)·영등포(1.70%)·광진구(1.79%) 등과 비교해도 ‘마용성’의 상승세는 눈에 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 84㎡·이하 마래푸)는 지난달 15일 19억2000만원(19층)에 거래됐다. 동일한 전용 면적의 마래푸 단지가 지난 2월 16억2500만원(2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넉달 새 3억원 뛴 셈이다. 성동구 금호동 4가 ‘서울숲푸르지오 2차(전용 84㎡)’역시 지난 6일 19억2000만원(12층)에 거래돼 2021년 2월 최고가(18억5000만원)를 넘어섰다.
거래 건수도 급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마용성’아파트 거래 건수는 3228건이었다. 지난해 하반기(1877건)보다 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강남 3구’의 증가율(54.45%)도 넘어섰다.
지난 4월 이후 ‘강남3구' 에서 시작한 집값 상승세가 ‘마용성’으로 확산했는데, 상승 속도는 오히려 ‘마용성’이 더 빠르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남3구'의 아파트값이 이미 다락같이 뛰어 상대적으로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도 ‘마용성’의 인기가 높아진 요인이다.
특히 ‘마용성’은 MZ세대를 포함한 20~40세대가 선호한다. 성동구의 경우 지난 5월 20~40대 아파트 매수 비중이 71.9%에 달한다. 마포구 역시 이 수치가 68.1%로 서울 평균(66.6%)를 웃돈다. 20~40대는 일반적으로 ‘신축 선호’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공 10년 차 미만의 아파트가 즐비한 마포·성동구 등에 젊은층이 몰린 이유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60~70대가 아파트를 팔고, 30~40대가 이를 매수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직주근접'도 주거지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다. 서울 중심부의 ‘마용성’은 교통망도 잘 갖춰져 서울 3대 업무지구와 접근성이 뛰어나다. ‘한강변 프리미엄'도 있다. ‘마용성’은 한강변에 인접해 있는 데다, 한강을 남향으로 바라보는 아파트가 많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이번 정부에서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고, 주변 지역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마용성’의 주거 가치가 한층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남3구’를 넘어 ‘마용성’으로 이어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전역으로 확산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동작·양천·광진·강동 등 역시 오름세가 가파르고, 은평·서대문·동대문·강서 등에서도 일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같은 흐름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서울 외각 지역까지 확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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