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日조선학교 대학생 140명 '단체 방북' 허용…정상회담 시그널?

김현예 2024. 7. 2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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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했던 북한이 일본 조선대 학생 140여 명의 방북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일정상회담을 위한 물밑 접촉이 이어지는 가운데 처음으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계열 대학생들의 집단 방문이 이뤄질 전망이어서 북·일간 인적교류 재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북한과 일본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지난 2월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을 찾은 조선대 등 조총련 계열 응원단이 ‘필승 조선’이라는 팻말을 들고 있다. 김현예 특파원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대 4학년 학생 약 140명에 대해 8월 말 이후 북한 방문을 할 수 있도록 특별허가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학생들은 올 11월까지 그룹별로 나뉘어 일본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한 뒤 고려항공을 통해 평양 땅을 밟게 될 전망이다. 북한 체류 기간은 약 1개월로, 마이니치는 고려항공이 1인당 약 50㎏까지 수하물을 무료로 부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도 보탰다. 조선대 학생들의 국적은 조선적과 일본, 한국으로 나뉘어있다. 마이니치는 “북한 측이 한국 국적 학생도 북한 방문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평양 경기는 못 했는데, 방북 허용 왜


이번 조선대 학생들의 단체 방북 허가에 대해 마이니치는 달라진 북한의 태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올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통해 한국을 평화통일의 대상이 아닌 적대국으로 간주하겠다는 정책 전환을 발표했다. 마이니치는 이러한 북한의 움직임이 그동안 ‘자주적 평화통일’을 강조해온 일본 내 조선인 사회에 충격을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단체 방북과 관련해 일각에선 조선대 학생들을 통해 평화통일 포기 방침을 재일 조선인 사회에 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 방문일정을 마치고 전용기로 평양을 출발하기 직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국제공항에 나와 푸틴을 환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이니치는 이번 조선대 학생들의 단체 방문 범위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지방 방문이나 자유로운 친척 방문 등은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번 방북 허가에 대해 외교 소식통은 “코로나 이후 가장 큰 인적 교류로 풀이할 수 있다”면서도 “조선대 학생들이라고 할지라도 북한이 단독으로 결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일본 정부와 일정 정도의 교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조선대 학생의 국적이 일본과 조선적, 한국으로 나뉘어 있는 데다 인솔자 등에 대한 문제까지 포함돼 있어 일본 정부가 이에 대해 양해를 하지 않았다면 성사되기 어려운 일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북일정상회담을 위한 북일 간 접촉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일본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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